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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행

간이역을 문화 공간으로! 2013 문화디자인 프로젝트

비둘기호가 지나가던 간이역. 역사를 내리면 왠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것 같은 여행지이기도 하죠. 요즘에야 새마을호와 KTX처럼 빠른 기차를 타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마을마다의 간이역은 떠나는 사람과 돌아오는 사람의 추억을 담은 공간이었답니다. 점차로 사라지는 간이역의 정취를 되살리는 프로젝트가 있어 소개합니다. 


2013 문화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서 전국의 간이역 2곳과 분교, 지하보도 등이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거듭납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문화프로그램의 활성화를 돕고, 지역 주민들 또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삶이 기대돼요. 


문화디자인 프로젝트 


그렇다면 간이역은 어떻게 문화공간으로 바뀌고 있는지 살펴볼게요. 충남 논산시 연산역. 봄꽃이 화사하게 드리운 이곳은 평일이면 어린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웃음소리가, 주말이면 가족과 연인들의 행복한 대화가 멈추지 않습니다. 전국의 간이역들은 하나 둘씩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가지만, 연산역은 오늘도 새로운 추억거리를 선사합니다. 여느 시골 간이역과는 사뭇 다른 풍경인데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시골 간이역
 
연산역 기찻길을 따라 걷다 보면, 길옆에 들어선 아담한 정원과 알록달록한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정차돼 있는 기차에는 '철도체험'을 위해 도시에서 온 어린이들로 가득하고, 역 근처에 자리 잡은 복합문화공간 '대추골 사랑방'에는 다양한 문화가 숨 쉽니다. 연산역에 내리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 산책길을 따라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고, 기차를 직접 조정해볼 수 있는 시설도 되어 있어요. 
 
연산역은 1911년 호남선(대전~연산)의 개통과 함께 영업을 시작한 역사 깊은 곳입니다. 하지만 교통기관과 도로의 발달로 이용객이 줄면서 더 이상 KTX 등 고속열차가 정차하지 않는 간이역이 되었어요. 지금도 연산역에는 하루 11차례 상·하행선 무궁화열차만 정차합니다. 이용자도 대부분 어르신들로 많아야 하루 80여 명이에요.


철도문화체험


하지만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한 '문화디자인 프로젝트'에 선정된 뒤 연산역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문화디자인 프로젝트는 문체부가 2011년부터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하고, 지역 주민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시작한 공공디자인 개선 사업입니다. 문화와 디자인 결합을 목적으로, 소규모 간이역 등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어요.
 
논산시는 수익성이 낮은 비채산역으로 사람의 발길이 끊긴 연산역을 디자인 개선을 통해 문화적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했습니다. 논산시는 '문화디자인 프로젝트'에 공모해 문체부 지원을 받아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디자인 개선 사업을 진행했어요.


청소년 철도문화전



 


  다시 태어난 연산역 방문객 지난해 1만469명
 
이 프로젝트로 별볼일 없던 작은 간이역은 문화체험이 가능한 테마역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2007년부터 운영되어오던 철도체험 프로그램은 더욱 활성화됐고, 방문객들이 자전거로 마을을 산책할 수 있는 자전거 길이 조성됐습니다. 기찻길 옆은 정원으로 꾸몄고, 버려져 있던 창고의 리모델링을 통해 '대추골 사랑방'이라는 이름의 체험학습 공간을 만들었어요. 1911년부터 1970년까지 사용하다 증기기관차의 운행중단으로 사용되지 않은 급수탑 앞에도 영상물을 설치해 교육기능을 높였습니다.


문화디자인프로젝트


지난해 7월에는 '樂! 100년 연산역 문화마당 마춤시 청동리'라는 이름으로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을 열었습니다. 파머스마켓·음악회가 있는 '문화시장', 도자기·클레이 공예를 체험하는 '연산역 공방', 대추나무학교와 다슬기잡기 체험이 있는 '다같이 놀자 청동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디자인 리모델링 후 연산역을 찾은 방문객은 2010년 4,580명에서 지난해 1만469명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논산시 디자인총괄과 문태훈 계장은 "문화프로젝트 사업으로 연산역은 방문객은 물론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문화향유 공간이 되었다."며 "성과가 좋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는 2013 청소년 철도문화전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5월11일에 열리는 문화전에 아이와 함께 가서 다양한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2013 문화디자인 프로젝트


문화체험 공간이 올해 더 늘어납니다. 문체부는 '2013 문화디자인 프로젝트' 사업 대상지로 간이역 2개소와 분교(폐교)와 같은 유휴공간 5곳 등 7곳을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충북 증평역, 강원도 영월시 무릉초교, 전북 진안시 구 마령복지회관, 전남 보성시 득량면 역전길,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창고, 울산시 공업탑지하보도 등이 포함됐습니다.

 

▶2013 문화디자인 프로젝트 7개 지역

대상지

사업명 

 충북 증평역 

 주민과 함께 쉬어가는 해바라기 路 

 경북 분천역

 낙동강 금강송 이야기역 조성 

 강원도 영월시 무릉초교 운일분교 

 신선의 길, 자연을 닮은 문화 나눔터 

 전북 진안시 구 마령복지회관 

 진안고원 농촌 문화발전소 조성 

 전남 보성시 득량면 역전길 

 득량면 추억의 거리 문화공간 조성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창고 

 상가리 서학당 문화곳간

 울산시 남구 공업탑지하보도 

 공업탑지하보도 활성화 



올해는 대상 범위가 확대돼 간이역뿐 아니라 지역에 방치되고 있는 소규모 유휴공간도 대상이 됐습니다. 문체부는 디자인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등 문화 프로그램이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도울 계획이에요. 특히 올해부터는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해 지역별 사업계획 수립·자문 및 평가를 실시하고, 디자인·콘텐츠 등 분야별로 자문을 지원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서영길 디자인공간문화과장은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거나 지역에 방치된 유휴공간을 문화와 디자인을 통해 문화적으로 재활용하는 우수사례로 확산해나갈 것"이라면서 "지역 주민이 문화를 향유하는 소통공간으로 활성화해 주민들의 생활 속에서 문화가 있는 삶을 누려나가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