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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네트워트 기부단체 펜-팬의 박춘화 대표의 즐거운 나눔

초등학교 교실에 가면 뒤쪽 사물함에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떨어뜨리고 가져가지 않은 연필과 볼펜들이죠. 예전에는 몽당연필이었지만, 이제는 새것과 다름 없는 펜들. 이런 펜들을 모아서 기부를 하는 단체가 있어요. '펜-팬(Pen is your Fan)'은 버려지는 볼펜을 모아서 아프리카 등 후진국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네트워크 기부단체예요. 




  즐겁고 재미있는 나눔과 기부를 위해 펜 - 팬을 만들다 


쓸모없는 볼펜에 새 생명을 불어 넣고, 즐거운 나눔과 재미있는 기부를 목표로 2012년 12월 말 만들었는데, 지난 1년 동안 무려 15만 자루의 펜을 세계 각국으로 보냈어요. 이 단체의 박춘화 대표는 펜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색다른 기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박춘화 대표


그는 기부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필요 없는 물건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고 말해요. 특히 펜을 기부하는 얼굴없는 천사들은 부자나 유명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에요. 펜-팬을 운영하는 보람은 평범한 사람들이 네트워크를 만들어 소통하며 색다른 나눔의 장을 함께 키우는 일이라고 박대표는 말해요. 


그가 이 단체를 만든 것은 문득 떠오른 생각 때문이었어요. 쓸모가 없어진 펜으로 어려운 나라의 아이들을 도와주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단체의 시작이 되었지요. 하지만 즐거운 나눔과 재미있는 기부를 목표로 새로운 기부문화를 만들어내겠다는 '펜-팬'의 첫걸음은 순탄치만은 않았어요. 


  시즌제로 운영되는 펜- 팬, 현재 시즌 2에 돌입하다 


기부자와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부터 기부 방법과 절차 등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었어요. 특히 제대로 할 것도 아니면서 일 벌이지 마라, 기부를 가볍게 여기지 마라, 젊고 경험 적은 사람이 가볍게 보고 접근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기존 봉사단체들은 냉담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요. 일단 한 번 부딪혀 보자는 생각에 지인들과 봉사자들을 모아 일을 벌였어요. 


펜-팬 기부단체


'펜을 모아 기부하자'는 아이디어는 간단했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니 어려운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어요. SNS나 네트워크 기반 홍보를 경험했던 박대표는 먼저 홈페이지를 구축해 '펜-팬'을 알리는데 힘썼어요. 다행히 포장 디자인업체에서 펜 수거를 위한 상자를 지원해 주기로 해 비용 걱정은 덜 수 있었어요. 


주말마다 함께 하는 자원봉사자들은 몇천 자루의 펜을 일일이 써가며 쓸 수 있는 펜을 골라냈고, 7개씩 봉투에 담아 포장작업까지 해결해 줬어요. 펜을 해외로 기부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각 국가별 봉사단체에서 먼저 연락이 왔어요. 덕분에 발송처 선정도 수월했습니다. 봉사자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운영 방식을 조율하다보니 여러 문제가 해결되고 차츰 자리를 잡아갔어요. 하지만 주말마다 이어지는 포장작업에 하루 수백 개씩 들어오는 펜을 보관할 곳이 없어 박 대표는 '시즌제' 운영을 결심했어요. 


2012년 12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진행된  '펜-팬 시즌 1'에서는 1577명이 기부에 참여해 총 2만9,406자루의 펜을 모았어요. 이 펜들을 스리랑카 · 캄보디아 · 케냐 · 말라위 어린이들에게 모두 보냈어요. '펜-팬'은 지난해 6월부터 시즌 2에 돌입했어요. 봉사자가 늘었고, 작은 곳이지만 창고도 하나 얻었어요. 10여 개 봉사단체와 협약을 맺으며 배송비나 안내책자에 들어가는 비용도 지원받게 되었구요. 그 결과 지난해 11월까지 3,500여 명으로부터 14만 자루의 펜을 기부받았는데, 시즌1보다 기부 규모가 네 배 이상 커졌답니다. 


물량이 많아서 분류작업만 3개월이나 걸렸는데요. 각기 다른 색의 일곱 가지 펜이 한 세트로 구성되는데, 이 작업에 가장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각기 다른 색의 일곱가지 펜이 한 세트로 구성되는데, 이 작업에 가장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하네요. 포장을 마친 펜은 1월10일부터 14개국 어린들에게 발송되기 시작했어요. 


  색다른 기부 문화, 기부에서 즐거움을 찾다


‘펜-팬’의 기부 방법은 색다른데요. ‘기부도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기부 방법이나 배송 상자의 디자인 또한 특이해요. 일단 펜을 기부하려면 먼저 ‘펜-팬’ 홈페이지(www.pen-fan.net)에서 펜 상자를 신청해야하는데요. 연락처, 주소 등을 입력하면 노란색 바탕에 귀여운 캐릭터 얼굴이 인쇄된 상자가 배송된답니다.


펜-팬 사이트


재미있는 건, 이 상자를 접는 방법이 어렵다는 점이에요. 종이접기처럼 이리저리 구상하며 접어야 조립상자를 완성할 수 있답니다. 그런데, 기부자들은 상자접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SNS를 통해 상자접는 방법을 공유하면서 정보를 나누기 시작했죠. 이것이 오히려 펜-팬 단체를  홍보해주는 효과를 얻고 있어요. 이렇게 상자를 접은 후에는 펜을 넣은 후 밀봉한 상태로 다시 '펜-팬'으로 보내면 돼요. 배송비도 무료랍니다.


  시리아 내전이나 필리핀 태풍 피해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기부된 펜은 ‘펜-팬’ 홈페이지를 통해 실제 사용하고 있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어요. 더불어 기부받은 펜의 숫자와 후원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집행 내역도 세세하게 확인할 수 있답니다. 이렇게 투명한 운영도 펜-팬의 자랑거리입니다. 현재 펜-팬은 새로운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또 다른 준비를 하고 있어요. 레고 등 장난감으로 기부품목을 확대하는 시즌 3를 준비하고 있답니다.


펜-팬 기부 자료


박춘화 대표는 이런 장난감들이 시리아 내전이나 필리핀 태풍 피해로 웃을 일이 사라진 아이들을 위한 선물이 되길 기대해요. 더불어 많은 기부자들의 성원을 부탁하고 있어요. 펜보다 부피나 무게가 크게 나가는 장난감이기 때문에 포장이나 배송 관련으로 여러 단체의 지원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누구나 기부가 좋다는 것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실제로 자신이 기부와 나눔을 하려고 할 때는 "너무 작아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어" 등의 생각으로 자신이 없어지죠. 하지만 작은 것을 나누기 시작하는 것에서부터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되면, 점차로 더 많은 것들을 나누고 싶어진답니다. 많은 분들이 즐겁고 재미있는 나눔과 기부의 참맛을 알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