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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정보

6월에 떠나면 좋은 호국보훈 여행 : 호국철도기념관

최근 세월호 등 심란했던 사건들과 함께 국가와 가족이 갖는 의미가 가슴 속 깊이 스미는 요즘입니다. 특히 다가오는 6월 25일은 전쟁이 일어난 지 64주년 되는 날 인데요. 돌이켜보면 참담했고 또 그 아픈 상처는 여전히 한반도를 횡단하며 가슴 저미는 사연들을 품고 있습니다.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철도인들의 치열한 호국혼을 담은 호국철도기념관이 있습니다. 나란히 정렬된 묘비 일색의 현충원에 들어선 아담한 증기기관차모양의 이 기념관은 겉모습은 놀이공원의 그것처럼 귀엽고 정감이 가지만 안에는 슬프고도 아련한 사연들이 담겨있는데요. 오늘은 그 사연들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호국보훈 여행



  포화를 뚫고 '미카3-129호' 몰아 ‘딘 소장 구출작전’을 펼치다


기차 앞머리에 '미카 3-129호’(등록문화재 415호)를 써 붙인 이 증기 기관차는 1940년대 조선총독부에 의해 제작된 차량입니다. '미카'는 '미카도'의 약자로 '황제'라는 뜻의 일본말인데요. '미카3-129호'는 조선총독부 철도국 경성공장에서 조립된 텐더식 증기기관차로서 부산에서 신의주 등 주요 간선에서 운행되었습니다. 1970년대 디젤기관차가 나오기 전까지 30여 년간 운행됐고 1980년대에 동해남부선 부산부터 경주까지의 관광열차로 운행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미카3-129호’가 현충원에 호국철도기념관의 목적으로 전시된 이유는 6·25 전쟁 당시 미군 사단장이었던 윌리엄 F. 딘 소장 구출작전에 실제 투입됐었기 때문입니다. 딘 소장 구출작전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6·25 전쟁 당시, 딘 소장은 미 제24사단 사단장으로서 중부전선을 방어하는 책임을 맡고 있었습니다. 그는 소련제 탱크를 앞세워 밀물처럼 쳐내려오는 인민군 앞에 도저히 승산이 없었던 대전 전투에서 새벽부터 바주카포를 들고 인민군 탱크에 맞서 싸웠습니다. 그러던 중 오후 5시 반 통신이 두절되었고 그를 구해내기 위한 특공작전이 펼쳐졌습니다.


30명의 미군과 3명의 기관차 승무원으로 구성된 특공대는 아직 아군이 점령하고 있던 이원역에서 김재현 기관사가 모는 ‘미카3-129호’와 탄수차에 나눠 타고 대전역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대전역은 이미 적군에게 넘어간 상황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일부 병력이 피해를 입은 데다 목숨을 건 수색작업에도 불구하고 아무 소득이 없어 결국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철수가 쉽지 않았는데요. 대전역을 떠나 남쪽을 향한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르는 ‘미카’를 향해 인민군의 집중포화가 쏟아졌습니다. 오직 적진을 빠져나가는 방법 밖에는 없었습니다. 결국 이 작전에서 대부분의 부대원이 전사하고 김재현 기관사 또한 하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부상을 입은 기관조사에 의해 ‘미카’는 천신만고 끝에 이원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기리기 위해 1962년 집중포화를 받았던 대전~세천 사이 경부선 선로변에는 김재현 기관사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순직비가 세워졌으며 1983년 김재현 기관사는 철도인으로는 최초로 현충원(서울 동작동)에 안장됐습니다. 정부는 1978년 대통령 표창을, 미군은 특별공로훈장을 추서하기도 했습니다.



  6·25 전쟁 중 병력·군수물자 수송에 큰 역할을 한 한국철도


6·25 전쟁 당시 철도는 전쟁으로 보금자리를 잃은 이들에게 잠시의 안식처가 되어 주기도 했으며 군사작전에 필수적이었던 병력과 군수물자를 신속히 운반하는데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또 6·25 전쟁 이후에도 철도는 폐허 속에서 국가 재건과 근대화의 대동맥 역할에 기여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약 2,500명의 철도직원이 목숨을 잃는 가슴 아픈 이야기도 있습니다.


특히 한국철도는 1899년 철도 개통 이래 공무 수행 중 약 2,500여 명이 순직하는 등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해왔는데요. 6·25 전쟁 당시 철도 직원의 약 67% 1만9,300여 명이 교통부 산하 전시군사수송본부에 배속돼 병력과 군수물자, 피난민을 수송하는 임무를 수행했으며 이 중 287명이 전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쟁영웅인 전 육군참모총장 백선엽 장군의 인터뷰에서도 6·25 전쟁 승전에 기여한 철도의 중추적 역할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백 장군은 “6·25 전쟁 때에는 철도에 종사하는 분 약 2만명이 일선에 있는 군인과 같이 전장에 나와 함께하면서 피난민 수송, 군대 수송, 미군을 포함한 유엔군의 수송과 물자 수송에도 큰 역할을 했다. 만약 철도가 없었더라면 전쟁에서 승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철도


‘미카3-129호’를 개조해 만든 호국철도기념관은 2013년 5월 30일 개관했으며 기념관 자체가 하나의 열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체 길이 70미터에 폭 3미터로 ‘미카3-129호’ 증기기관차와 객차 2량(호국관, 역사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호국관은 6·25 전쟁에 참전한 철도인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목적을 갖고 3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안에는 ‘철도영웅들의 비망록’을 비롯해 ‘757일간의 기록’, ‘미카3-129호와 별이 된 철도영웅’ 등으로 구성되있으며, 6·25 전쟁 당시 철도인의 활약상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딘 소장 열차구출작전’에 직접 참가했던 고(故) 김재현 기관사, 철도참전용사 이동진·김노한 기관사의 사진과 군수물자, 피난물 운송, 포로 수송 등의 다양한 영상자료가 최초로 공개·전시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역사관은 1899년 경인선에서부터 KTX에 이르기까지 철도 115년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데요. 다음과 같은 내용의 4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철도의 과거·현재·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철도 위인과 명예로운 철도인을 소개하는 ‘철도와 함께한 사람들’ 

 경인선 개통부터 최신 KTX산천까지 각종 열차의 속도 비교 

열차 모형과 대륙철도로 뻗어나가는 한국철도 발전의 역사를 볼 수 있는 ‘한국철도 기적의 발자취’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관광열차를 소개하는 ‘철길 따라 떠나는 여행’ 

철도 그리고 추억이 있는 풍경’


호국보훈 여행


출·퇴근 등의 교통수단으로만 생각했던 '국민의 발!' 철도가 단지 물자와 인력 수송 역할에 그치지 않고 6·25 전쟁 당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에 새삼 뿌듯함이 밀려옵니다. 호국의 달 6월! 단란하게 아이들의 손을 잡고 기차를 이용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철도역사의 현장 국립대전현충원 호국철도기념관으로 가족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국립대전현충원 호국철도기념관 가는길


기차&지하철

▶ 대전역에서 서광장 방향 출구 이용해 반석행 지하철 탑승, 현충원 역 2번 출구 하차

▶ 현충원역 2번 출구 앞에서 보훈모시미 차량(차량 운행 오전 9시~오후 5시 30분)을 이용하거나 3번 출구에서 시내버스를 이용


자가용

▶ 경부·호남·대전-당진 고속도로·대전 남부순환도로 호남고속 도로 유성 IC에서 나와 32번 국도를 이용하여 계룡산(동학사) 방면으로 3킬로미터 진행 우측

▶ 논산·공주 방향에서 갈 때 1번, 32번 국도 이용 계룡산(동학사) 입구에서 유성 방면으로 5킬로미터 좌측

※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는 단체관람 신청을 할 경우 문화해설사가 기념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주고 일요일 또는 공휴일에는 퇴직기관사들이 기념관 안내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