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아이디어가 돈이 되는 시대입니다. 아이디어가 과학기술 · 정보통신기술(ICT)와 결합하여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를 만들어 새로운 수요, 시장을 창출합니다. 이렇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이 만나 성공하며 새로운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창조경제 입니다.
'창조경제'란 용어의 창시자로 알려진 사람은 2001년 <창조경제>를 출판한 영국의 경영전략가 존 호킨스(John Howkins) 입니다. 그는 창조경제를, 새롭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경제적 자본과 상품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창조 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창조산업을 시장규모순으로 연구개발, 출판, 소프트웨어, 텔레비전과 라이도 방송, 산업디자인, 영화, 음악, 완구류, 광고, 공연예술, 건축, 공예, 비디오게임, 패션, 미술 등으로 제시했습니다. 창조산업은 지식이나 정보 보다는 문화산업으로 확장되어 정의됨을 알 수 있습니다.
창조경제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창조경제 생태계의 확립이 중요합니다. 아이디어를 하나의 씨앗으로 볼 때 기름진 토양(과학기술·ICT 역량, 도전적 문화, 지식교류 네트워크, 이종 분야 간 융합 활성화 등)과 좋은 환경(지식재산 보호제도 선진화, 규제 합리화, 자금 및 금융·조세 지원, 공정경쟁 환경과 제도 등)을 만나 창업이라는 줄기로 자라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라는 꽃을 피운 다음 양질의 일자리란 결실로 이어지는 것이 선순환을 이루는 창조경제의 생태계 입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창업 현실을 들여다보면, 정작 '창조형 창업'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소개할 7곳의 기업은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도전하는 기업들입니다. 이들의 활약을 통해 앞서가는 창조경제 실천 방법을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1. IT 결합한 스마트십 건조로 조선업 불황을 넘어서는, 현대중공업
국내 조선업계가 다시 한 번 세계 조선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제조기술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조선IT'가 국내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IT 융합을 선박에 결합한 '스마트십(Smart Ship)'은 선박 엔진과 제어기, 각종 기관 등의 운항 정보를 위성을 통해 육상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선박 내 통합 시스템을 원격 진단 및 제어할 수 있는 차세대 선박입니다.
이 스마트십 기술은 선박 기관감시제어장치와 항해정보기록장치, 추진제어장치 등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한 독자적인 선박통합통신망(SAN) 구축이 핵심입니다. 최초의 스마트십은 덴마크 AP몰러사가 2008년 발주한 4,500TEU급 컨테이너선으로, 지난 2011년 3월 인도되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첫 스마트십을 인도한 이후 현재까지 총 120척의 스마트십 시스템을 수주했으며, 이중 44척은 이미 전 세계 바다를 운항중이죠.
현대중공업의 스마트십 건조는 조선업계의 위기감에서 나온 혁신이었습니다. 중국은 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바싹 쫓아오고 있었어요. 이에 중국이 쫓아올 수 없는 기술을 찾다가 IT로 무장된 선박을 개발하게 된 것이죠.
현대중공업에서는 선박의 운항정보를 모니터링·제어하던 기존 스마트십(Smart Ship 1.0)의 수준을 넘어 선박이 연비, 배출가스 등을 고려해 자동으로 최적의 운항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스마트십(Smart Ship 2.0) 구현을 추진 중입니다.
2. 난청 고통 서민 돕기 위한 아이디어로 도전하다! 보청기 전문기업 딜라이트
보청기 전문기업 딜라이트는 난청으로 고생하는 서민이 경제적 부담 없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보청기 제품을 만드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이 회사의 대표인 김정현 대표는 '아픈 사람을 돕는다',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한다',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를 가치로 2009년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보청기는 귀에 넣을 수 있는 보정물에 보청기용 칩을 넣어 조립하면 완성됩니다. 딜라이트는 성능이 좋은 칩을 구해서 직접 조립하는 방식으로 제조단가를 낮추어 누구나 보청기를 구입해 착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조립 과정에서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해 가격을 낮추었습니다. 난청 해결을 위해서는 보청기에 모든 기능이 다 들어있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죠. 딜라이트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상황에 맞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딜라이트가 출시한 보급형 보청기 가격은 34만원으로, 시중 제품이 150만원인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가격입니다. 이들이 가격을 34만원으로 정한 이유도 흥미로운데요. 정부가 청각장애인에게 지급하는 보청기 구입 보조금은 30만원 입니다. 여기에 4만원만 들이면 누구나 난청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죠.
김대표는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착한 가격에 공급하는데 싫어할 고객을 없다며, 앞으로 한국 시장에 적합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며 계속 시장을 공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의 도전은 보청기 시장을 바꾸어 놓았는데요. 보청기 시장 가격이 30%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이 때문에 기존 업체와의 관계가 껄끄럽긴 하지만, 그보다 더 값진 변화를 보았기에 김대표는 더욱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제는 한국에서 가난하다는 이유로 난청에 시달리는 사람이 없어졌다는 것이 딜라이트의 보람이라고 하네요.
3. 전국민을 '팡' 열풍에 빠지게 한, 선데이토즈
선데이토즈는 게임산업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을 통해 한국 SNS 기반 게임시장을 제패한 기업입니다. 대표작 애니팡은 무려 2,50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지요. 애니팡의 성공을 보고 수많은 유사게임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대부분 사라졌고, 여전히 1위는 애니팡의 차지였습니다. 애니팡이 보여준 성공 스토리는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선데이토즈는 창업자 3인이 매주 일요일마다 모임 공간 '토즈'에서 만나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한 것에서부터 이름지어졌습니다. 선데이토즈는 이미 애니팡, 애니사천성, 아쿠아스토리 등의 게임을 만들어 싸이월드 앱스토어를 통해 소개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게임이 큰 인기를 끌지 못했어요. 그 이유는 싸이월드를 찾는 방문자들이 하루가 다르게 줄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선데이토즈에서는 스마트폰 기반의 게임 개발을 결정했습니다. SNS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만든 게임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국민게임으로 등극하게 되었지요.
선데이토즈는 세계 시장에 진출해 세계가 열광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을 다음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해외 게임 개발 흐름을 연구하며 한국 게임산업의 변화를 점치고 있습니다. 산업의 흐름을 읽고 앞서나갈 수 있는 게임회사여야만 미래의 게임 산업을 지속적으로 주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텔레비전 문자투표 서비스 만든, 인포뱅크
시청자가 미디어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이제는 문자 투표로 자신의 생각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문자투표는 MO(Mobile Originated)라고 불리는 양방향 메시지 서비스로 1998년 인포뱅크에서 처음 개발했습니다. 2명의 창업자로 시작한 인포뱅크는 '#OOOO'으로 대표되는 이 서비스의 국내 특허를 가진 벤처기업입니다. 현재 한국의 방송에서 쓰이는 문자투표는 모두 인포뱅크를 통해서 이루어지는데요. 문자투표가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면서 이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869억원을 기록했어요.
하지만 처음부터 회사가 승승장구 했던 것은 아닙니다. 기술이 개발되고 한참이 지난 2005년~2006년에야 상황이 변한 것이죠. 각종 방송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쏟아내면서 인포뱅크의 기술은 본격적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기술과 아이디어가 방송 콘텐츠를 바꾸는 등 기술과 문화가 상호 시너지를 발휘한 것입니다.
인포뱅크가 가진 메시징 기술 관련 특허는 60건에 달합니다. 충원한 것까지 합하면 260건의 특허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포뱅크의 차세대 주력 제품은 모바일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자동차의 전자창치 전반을 제어하는 스마트카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이미 한국의 주요 자동차 회사 제품에 인포뱅크의 기술이 적용돼 있습니다. 인포뱅크는 이를 더욱 확대하고 국제 표준에 맞춘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입니다. 일반적인 전자장비 제어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 각 부품의 고장 여부를 스마트폰으로 일일이 점검하는 등 아직 실현되지 않은 많은 신기술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인포뱅크의 특징은 단 한번도 기존에 만들어져 있는 시장에 뛰어드는 사업을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벤터업게에서도 늘 새로운 것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이런 기억이야말로 창조기업이라고 할 수 있지요.
5. 식물공장 보급으로 세계 농업을 혁신한다! 농업벤처 만나씨이에이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 박아론(28) 씨는 현재 농업회사법인 '만나씨이에이'를 이끌고 있습니다. 만나씨이에이는 농업에 정보통신기술 (ICT)을 적용해 도심의 좁은 공간에서도 효율적으로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 인공광원을 활용해 온도·양분·수분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농작품 재배 시스템으로 '만나씨이에이'에서는 보급형 식물 공장이라고 부릅니다.
만나씨이에이의 창업자 6명은 모두 20대 초중반의 학생들인데요. 이들의 목표는 하나입니다. 각자 다른 재능을 살려 농업시장에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 내겠다는 거예요. 특히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하면 농산물 자급률은 5%에도 못미치는 상황입니다. 귀농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하지만 대부분 50대 이상으로, 청년들의 비중도 아직까지는 적은 편이지요. 이에 박아론 대표는 이 상황을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수익성 있는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정체된 농업시장에 혁신이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들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식물공장의 모든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했는데요. 전자회로와 화학약품 등을 이용해 수차례 실험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화학기술과 전산,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기술이 동원되었습니다. 대부분의 벤처 기업이 모바일이나 애플리케이션 쪽에 치중되어 있는 현실에서 농업회사 설립에 관련된 정보를 얻기가 힘들었지만, 오히려 한계는 기회였습니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박대표의 믿음대로 식물재배시스템은 출발과 동시에 좋은 반응을 얻는 중입니다. 대구의 한 회사에서 이들에게 식물공장 설계 및 시공을 의뢰했고, 올해는 시범사업 단위의 식물공장을 만들 예정입니다. 현재 상추 등 엽채류에 한정된 재배작물도 버섯과 인삼, 딸기 등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도시인들은 물론 평범한 농민 가정도 수경재배를 통해 농업을 이어갈 수 있는 장을 열어갈 예정입니다. 컴퓨터만 다룰 줄 알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식물공장을 보급해 농업의 패러다임을 변화하는 시키는 것이 패기와 젊음이 가득한 이들의 또다른 목표랍니다.
6. 주부 경험 살린 친환경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루펜
루펜은 국내 1회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입니다. 냄새가 안 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기가 있으면 환경에도 도움이 되고 참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사업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기존의 음식물쓰레기는 단순히 잘게 갈아서 강이나 바다에 방출해 버리는데, 그렇게 버려진 쓰레기로 강이나 바다가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다는 것을 본 이희자 대표는 고사리나 시래기처럼 먹다 남은 음식도 부패하기 전에 말리면 재활용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희자 대표는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내려면 이공계적인 지식이나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미 뛰어난 기술을 가진 사람은 많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이를 구현할 전문가를 찾으라고 조언합니다. 창조는 1부터 100까지 모두 알아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확대하고 실현할 수 있는 추진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그녀는 창업초기부터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제품의 완성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했지요. 중소기업제품이라고 해서 디자인적으로 마무리가 덜 되어 있거나 투박하면 오히려 관심을 이끌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루펜 제품들은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휩쓸었습니다. '단순함'을 무기로 한 루펜 제품들이 세계 3대 디자인상인 레드닷이나 iF 디자인 IDEA 상을 수상했습니다.
푸렌피의 창조정신은 기업문화를 살펴보면 알 수 있는데요. 루펜리 직원들은 과장, 대리와 같은 직함 없이 모두 '매니저'로 불립니다. 직원 모두가 '고객에게 가치 있는 일을 한다'는 가치를 공유하고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 예요.
이대표는 창조기업에 반드시 필요한 덕목으로 '실천'을 꼽습니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머릿속에 창조적 아이디어를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고 합니다. 실패를 할까봐 시작을 못하기 보다는, 실패를 통해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으로 시작할 수 있을 때 그 기업은 창조기업에 다가간다는 것을 알아주세요~.
7. 6명의 창작집단이 만드는 무국적 스타일 캐릭터, 스티키 몬스터 랩
스티키 몬스터 랩은 6명으로 구성된 창작집단입니다. 그래픽디자인, 피규어, 광고, 3D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하고 있으며 CJ, 대우건설, 나이키를 비롯한 국내외 여러 대기업과 협업을 해오고 있지요. 하지만 그것 뿐만은 아닙니다. 카페도 하고, 화분도 만들어 팔고, 피규어는 물론 티셔츠와 아이폰 케이스도 제작하고, 자동차 외장 디자인까지 하는, 한 마디로 하고 싶고 만들고 싶은 무언가를 장르에 관계 없이 끊임없이 창조하는 집단이 스티키 몬스터 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첫 시작은 단편 애니메이션이었어요. 2007년 발표된 러너스(The Runners)는 육상대회에 참가한 몬스터 청년이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해 좌절해 돌아가는 도중 신발 밑창에 실수로 붙은 와플 덕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대박을 친다는 이야기입니다.
스티키 몬스터 랩의 몬스터 캐릭터는 단순하지만 때로는 현실의 어두운 면에 일침을 가합니다. 심플함 속에 감정의 심오한 의미를 담아내어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죠. 이들은 '파리 푸비즈 어워드 2012' 애니메이션 부문 최고상, '미국 더 크리에이터스 프로젝트 2011' 베스트 애니메이션 등을 수상했습니다.
아직 수입은 고정적이지 않습니다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버는 것에 만족을 하고 더 많은 하고 싶은 일을 향해 꿈을 펼치고 있습니다.무너지거나 타협하지 않으면서 꿈을 이루어나가는 이들이야 말로 창조기업의 새로운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