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난 지금, 한국 소설계는 근래 최고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종이에서 디지털로 이동해 웹소설로 진화한 한국 소설은 차세대 문화산업의 기수로 화려하게 변신했습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100억 원 수준이었던 웹소설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0억 원대로 2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스마트폰 환경에 최적, 무한 확장하는 웹소설
웹소설이 인기를 끌면서 일부 유명 작가는 수억 원의 수익을 벌어들이기도 합니다. 원고료뿐 아니라 2차 콘텐츠 관련 수익을 통한 부가 수입을 얻는 작가도 있습니다. 올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웹소설은 드라마로도 제작된 ‘구르미 그린 달빛’입니다.
모바일 시대에 걸맞게 웹소설 시장이 급속도로 확장되면서 유료 보기뿐 아니라 웹소설 연재 후 종이 출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웹소설 연재 플랫폼인 조아라가 지난해 6월 <삼국지>를 소재로 한 웹소설 ‘같은 꿈을 꾸다 in 삼국지’를 300부 한정판으로 발매한 양장본은 완판 기록을 세웠습니다.
웹소설 분야에서 한 가지 콘텐츠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는 이미 일반적이다. 웹소설 원작 첫 드라마로 꼽히는 ‘커피프린스 1호점(2007)’ 이후 수많은 작품이 TV 드라마로 인기를 얻었고, ‘경성스캔들’도 같은 해 드라마로 제작됐습니다. 2010년에는 웹소설 ‘성균관 유생의 나날’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이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2012년 드라마로 만들어진 ‘해를 품은 달’도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역시 웹소설 원작 드라마로 최근 방영된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는 사전 제작한 후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 시도를 감행했습니다. 이미 스토리가 공개된 상황에서 드라마로 만드는 위험 요소를 최소화한 것입니다.
국내 넘어 세계로, 웹소설 한류 새 바람
웹소설 플랫폼 업체들은 중국, 일본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는 중국에서 이미 드라마로 만들어졌지만 원작인 중국 웹소설을 한국 드라마로 재해석했습니다. 중국 팬들을 공략해 한류를 이끈다는 전략을 취한 것입니다.
현재 웹소설 플랫폼 업체는 포털사이트와 유료 사이트를 포함해 10여 개에 이릅니다. 너도 나도 웹소설 사업에 뛰어들면서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독자를 확보하기 위한 선정성 경쟁 심화와 업체 난립에 따른 콘텐츠 부실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장민지 연구원은 “비슷비슷한 작품으로 이뤄진 과잉 공급 시장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며 “장르의 다변화와 작품성 유지가 뒷받침돼야 지금과 같은 위상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웹소설은 전문적으로 글쓰기를 지향하는 기성작가뿐 아니라 독자에 가까운 창작자들로 혼재돼 있습니다. 웹소설 플랫폼 업체들은 기존 출판사처럼 신규 창작자를 발굴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운영합니다. 가장 선호하는 방식은 공모전입니다. 웹소설 플랫폼 업체마다 공모전의 성격이 다릅니다. 네이버는 로맨스와 판타지·영웅물을 중심으로 하고, 문피아와 교보문고는 특정 분야에 대한 선호보다는 장르 소설의 특성을 잘 담은 작품을 지향합니다.
누구나 쉽게 쓰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부담 없는 콘텐츠로 떠오르는 웹소설. 더욱 다양한 작가와 콘텐츠를 발굴하여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를 통해 한류 대표 콘텐츠로 세계로 뻗어 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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