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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정보

지자체 속 살아나는 마을 공동체 & 향토자원 베스트 4

30여년 전만 해도 나라와 지역의 모든 행정은 중앙부처에서 모두 관리를 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작 지역에 필요한 정책이나 행정이 빠르고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힘들었어요. 이에 많은 국민들이 지방자치를 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방자치는 일정한 지역을 기초로 하는 단체나 일정한 지역의 주민 자신이 선출한 기관을 통해서 그 지방의 행정을 처리하는 제도를 말하는데요.


우리나라는 1991년 민선 지방의회 구성에 이어 1995년 4대 지방 단체장 선거 동시 실시와 더불어 재출범하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22년이 된 지방자치는 이제 각 지역민들의 삶 깊숙이 뿌리내리며 자신의 고장에 대한 자부심과 비전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 상호 소통 속에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인 성숙한 지방자치의 틀이 활발히 만들어지는 중이죠. ‘살고 싶은 지역’ 평가 단위가 되는 기초지방자치단체는 현재 230개나 됩니다.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지역 단위의 노력을 계속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방자치의 성공 사례가 다수 발생했습니다. 지역 축제가 지방 국제화의 교두보가 되고, 주민 자치를 통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새로운 관광 상품으로 탈바꿈 시키며, 도시 브랜드화를 통해 지자체만의 특색을 강조하고 있지요.


  성공 사례 1. 지방 국제화의 교두보가 된 대전 국제푸드 & 와인 페스티벌


지난 10월 3일부터 6일까지 대전 유성구에서 열린 ‘2013 대전 국제푸드&와인페스티벌’(대전 와인축제)은 540억원을 웃도는 경제 효과와 460여 명의 고용 유발 효과, 해외 20개국이 참가한 국제 행사로 치러졌습니다. 올해 2회째를 맞은 이 축제가 이런 성과를 얻게 된 데는 대전시의 노력이 있었어요. 대전시는 자체적으로 행사를 전담할 별도조직을 꾸려 놓고 1년 내내 이 축제를 홍보했습니다.


행사 기간 뿐만 아니라 1년 동안 인지도를 높이고 다양한 고유 콘텐츠로 홍보하다보니 10월 18일 인천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협회 총회’에서 올해의 지방 국제화 우수 사례로 대전 와인축제가 선정된 거죠. 이 축제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주민들을 고용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 좋은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성공사례 2. 순천 주민들이 만든 철도 문화마을


선진 주민자치가 지자체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사례도 있어요. 생태 수도로 유명한 전남 순천시는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울산광역시 북구에서 열린 ‘제12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우수상과 장려상을 수상했습니다. 우수상을 받은 순천시 조곡동은 일제강점기 철도관사 자원을 활용해 철도역사 유래 찾기 등 철도문화마을을 만드는 활동을 높이 평가받았어요. 

장려상을 받은 순천시 남제동은 ‘쉬엄쉬엄 마을벽화 만들기’ 사업을 실시, 이야기가 있는 골목을 만들어 외부 방문객을 지역으로 유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도시 브랜드


  성공사례 3. 도시 문화를 활성화 시킨 지역 브랜드


‘하이 서울(Hi Seoul)’, ‘다이내믹 부산(Dynamic Busan)’ 등 지역 브랜드가 등장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도 지방자치제입니다. 1996년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제 아시아에서 가장 각광받는 영화제로 자리 잡았고, 1995년 출범한 광주비엔날레 역시 한국과 아시아의 대표적인 미술행사로 손꼽히고 있죠.


이렇게 지방자치의 성공사례가 잇따르면서 안전행정부에서는 제1회 지방자치의 날을 맞아 한국지역진흥재단과 공동으로 심사해 17개 시·도에서 추천된 145개 향토자원을 대상으로 ‘우리마을 향토자원 베스트 30선’을 선정했습니다. 관광 상품화 할 수 있는 향토 자원을 선정해 지역 문화를 더욱 활성화 하기 위해서 입니다. 

선정 기준에는 향토성, 참신성, 가치성, 활용가능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어요. 공모대상은 지역 또는 전통성을 지니면서 향후 지역 발전 과 연계할 가치가 있는 자연·인공 자원이었는데, 지역 주도로 조성된 자원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여러 향토 자원 중 네 개 마을의 향토자원이 베스트 4선에 선정됐는데요. 전남 신안군 증도면 장고마을의 ‘명품해풍건정’, 경북 경주시 감포읍의 ‘감포깍지길’,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의 ‘안반데기마을’과 충남 보령시 청라면의 ‘은행마을’이 가장 우수한 ‘우리마을 향토자원 베스트 4’선에 선정됐습니다. 각각의 선정 이유를 살펴보며 앞으로 지자체 속 마을문화가 어떻게 발전하는 것이 좋은지 알아볼까요?


향토자원베스트 30



 향토 자원 베스트 1 . 천일염 이용해 전통 방식의 건정 개발한 
전남 신안군 증도면 장고마을 ‘명품해풍건정’


전남 신안군 장고마을의 ‘명품해풍건정’은 명품 천일염을 이용해 전통 방식의 건정을 개발한 사례로 우리마을 향토자원 베스트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냉장고가 없었던 시절 이 지역 사람들은 갯벌 천일염에 절인 생선을 햇볕에 잘 말려 보관했다가 명절과 제사 등 특별한 날에 사용했는데요. 이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와 집집마다 햇볕과 해풍에 생선을 말리고 있는데 이렇게 말린 생선을 ‘건정’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건정은 천일염으로 두 시간 이상 절임을 하고, 40일 정도에 걸쳐 말리는 기간을 갖는 대표적인 슬로푸드음식이에요.


명품해풍건정


이곳 지역민들은 건정뿐 아니라 어란과 젓갈, 전통주, 천일염 등 다양한 향토 식품을 개발해 출시하고 있어요. 슬로시티로 알려져 있는 증도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특산품인 건정 판매가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죠. 신안 섬 주민들에 의해서만 전해 내려온 건정을 다양한 음식 및 생태 관광과 연계했다는 점에서 참신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향토 자원 베스트 2 .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전통 생활습관 계승한 
경북 경주시 감포읍 '감포깍지길'


감포깍지길은 인공 자원으로 꾸며진 생태 공간입니다. ‘깍지길’은 연인과 함께 깍지 끼고 걷는 길이라는 뜻으로 1937년 들어온 근대문화유산과 바다와 어우러진 미개발된 자연 경관이 특징이에요. 이 지역에는 일제강점기 가옥 100여 채와 좁은 골목을 비롯해 송대말등대, 용굴, 오류고아라해변 등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많습니다. 

감포깍지길

이러한 자연 경관을 자산으로 전통 생활습관을 계승하는 짚공예·목공예·목화밭 홍보관을 지역민 단체가 직접 운영한다는 참신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또한 감포읍 사무소에서는 지역의 자연과 읍민들의 자질로 할 수 있는 일거리를 발굴해 지역 브랜드를 창출하기 위한 일자리지원 사업도 시작했는데요. 이런 지역민들의 노력으로 관광객은 전년 대비 20% 정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향토 자원 베스트 3. 화전민의 삶과 애환을 테마관광 상품으로 개발한 
강원 강릉시 대기리 '안반데기마을'


안반데기마을은 화전민들이 소와 함께 밭을 일구던 개척 정신과 애환이 담긴 생활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전형적인 산촌마을이에요. 안반데기는 떡메로 쌀을 치는 안반처럼 우묵하면서도 널찍한 지형이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안반덕의 강릉식 발음이랍니다. 해발 1,100m의 고산 지대로 1970~80년대 화전민의 삶과 애환을 테마로 관광사업을 개발했다는 참신성을 평가받아 베스트에 오르게 되었어요.


안반데기 마을


마을에서는 안반데기 사료전시관, 귀틀집을 복원한 운유촌, 멍에전망대 등을 통해 화전민들의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어요. 화전민 사료전시관은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해 만들었는데요. 무성한 잡초와 자갈로 뒤덮인 척박한 땅을 곡괭이 하나로 일구어 지금의 모습으로 조성한 과정과 1970~80년대 화전민 들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귀틀집을 복원한 운유촌은 불을 피워 방을 덥히는 구들장 방식의 민박과 방문객들의 허기를 달래주기 위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어요. 멍에전망대는 강릉시와 동해가 한눈에 바라다 보이는 곳으로 동해 일출과 함께 바다와 어우러진 천혜의 풍경을 볼 수 있어요.



 향토 자원 베스트 4 . ‘노란 은행마을’ 특화해 지역 소득증대 기여한 
충남 보령시 청라면 장현리 '은행마을'



은행마을은 토종 은행나무가 군락으로 서식하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에요. 전국 토종 은행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은행과 토마토, 쌀 등이 이 지역 특산품이에요. 가을이면 마을 전체가 노란색의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고 인근에 충남 지정문화재인 ‘신경섭 고가’ 등 고택과 돌담 등이 어우러져 시골 정취를 자아내요. 옛날부터 장현마을 뒷산은 산세가 뛰어나고 골이 깊어 많은 짐승들이 살았어요. 특히 까마귀가 많이 살고 있어 사람들은 이 산을 ‘까마귀산’(오서산)이라고 했어요.


은행 마을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이 산 아래 동쪽 작은 못 옆에 마을을 지키는 누런 구렁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이 구렁이는 용이 되기를 빌면서 1천 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기도를 올렸다고 해요. 드디어 1천 년이 되던 날 구렁이는 황룡이 돼 여의주를 물고 물줄기를 휘감으며 하늘로 올라갔는데, 멀리서 까마귀들이 이 광경을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어요. 

몇 년 후 까마귀들은 어디에선가 노란 은행 알을 발견하고는 용이 물고 있던 여의주라고 여겨 자기들이 살고 있는 이 곳으로 물고와 장현마을에 은행나무가 서식하게 됐다고 하는 전설이에요. 1천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있는 마을 특성을 활용해 주민들 스스로 ‘은행 털어 대박난 마을’을 주제로 축제를 기획하고 관광상품화한 참신성을 인정받았어요. 또한 독특한 마을 풍광과 환경이 보존할 가치가 높은 향토자원으로 꼽혔어요.


우리나라는 면적은 작지만 반만 년의 역사를 가진 만큼 지역 마다 다양한 문화와 전통을 갖고 있어요. 이런 향토 자원을 잘 발전시키게 된다면 우리나라 전체의 문화 발전에도 도움이 되며, 지역 경제 발전과 공동체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해요. 대한민국 구석구석 풍성한 이야기와 풍광들을 살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