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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20대 한복 디자이너 황이슬 씨의 꿈은 '한복의 청바지화'입니다

우리 옷, 한복의 패션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한복의 저고리는 짧게 올려 발랄해졌고 색감은 훨씬 화사해졌습니다. 또 체크무늬의 저고리, 어깨 선이 훤히 보이는 시스루 반소매, 드레시하게 무릎을 드러낸 치마, 통을 줄여 종아리가 보이는 바지 등 예전과는 색다른 스타일의 한복들이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산뜻하고 예쁘게 보이지만 상투를 튼 조선시대 어르신들이 봤으면 '펄쩍' 뛰었을 법한 파격적인 한복의 변신.  이 한편에는 20대 한복 디자이너 황이슬 씨가 있습니다. 자신의 열정으로 거침없이 한복 디자인에 도전하는 그녀의 꿈은 사람들이 청바지를 입는 것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한복을 청바지처럼 입는 것이랍니다. 그럼 지금부터 한복 디자이너 황이슬 양의 거침없는 도전기를 들어볼까요. :)



  패션비전공자였던 황이슬 씨의 거침없는 한복 디자이너 도전기


온라인 한복 브랜드 몰 '손짱디자인한복'을 운영하는 황 씨는 8년차 사장입니다. 전북 전주에 본점을 두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자신이 만든 한복을 주문받아 팔고 있습니다. 창업 자본 4만5천원으로 시작한 지 8년이 지난 지금 그녀의 월매출은 2,500만원이 넘습니다. 또 지난 8월 8일 서울 홍대 입구와 합정에서 열린 '생활한복 패션쇼'를 통해서도 블로그와 SNS에 그녀의 한복이 알려지며 "예쁘다, 독특하다, 어디서 구입하느냐"는 후기가 줄줄이 이어지는 등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복 디자이너 황이슬


거침없이 성장 중인 젊은 사장 황이슬 씨는 하늘거리는 치마의 빨간 색감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싱그러운 미소를 가진 영략없는 20대 입니다. 그런 그녀가 처음 한복에 꽂힌 건 스무 살, 만화 <궁> 때문이었습니다. "만화 주인공이 반소매 한복, 미니스커트 한복을 입고 일상에서 데이트하고 생활하는데, 완전히 새로운 한복이 그려져 있더라고요. 나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황 씨의 창업 시작은 좀 '생뚱' 맞았습니다. 학창시절 교복 한번 줄여보지 않고 반항 한 번 안한 '모범생'으로 그녀는 공무원이 되고자 산림자원학과를 지원한 패션 비전공자였습니다. 평소 패션과도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가 옷을 입고 나가면 '패션 테러리스트'로 불릴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커튼집을 하는 부모님 덕에 어릴 때부터 자투리와 재봉틀을 가까이에 두고 살아 존재주는 있었습니다. 그렇게 호기심 반, 취미 반으로 대뜸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의 창업자금은 고작 통신판매업자 등록비 4만5천원이 전부였습니다. 그녀는 온라인 쇼핑몰의 장점을 이용했습니다. 사무실 임대 비용이 안들고 컴퓨터 한 대, 디카 한 대면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황씨는 자신이 만든 한복을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포기를 모르는 그녀의 꿈은 '한복의 청바지화' 입니다

처음부터 그녀의 한복 쇼핑몰이 대박이 날 리 없었습니다. 더구나 50~60대 고객의 예복이 중심인 한복시장에서 20대가 입을 평상복과 파티복을 만들고 싶어한 황 씨의 도전은 험난했습니다. "거의 못 벌었죠. 한 벌에 10만원 정도 했는데, 처음 1,2년은 한 달에 20만~30만원 정도 버는 게 고작이었어요."

생활한복 디자이너 황이슬

하지만 그녀의 아이디어는 날이 갈수록 발전했습니다. 처음에는 만화를 따라 만드는 것에서 점차 응용하는 수준으로 바뀌었습니다. 과감히 상·하의를 잘라내 보거나 모영도 이리저리 바꾸어보았습니다. 꽃에서는 색감을 얻도 석양을 통해 치마의 위쪽을 불그스름하게 하고 아래쪽은 어둡게 하는 '그라데이션'을 적용했습니다. "이제는 가로등, 입간판, 건물, 글자 폰트, 감정까지도 한복에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복의 청바지화'. 한복을 일상적으로 입을 수 있게 하고 싶은 것이 황 씨의 꿈입니다. "한복의 대중화는 쉽게 정보를 구하고 쉽게 사 입을 수 있을 때 가능한 것 같아요. 비싸서도 안 되죠. 예쁘게 입고 싶어서 구매하게 만드는 것이 대중화라고 봐요. 한복이 '입어야만 하는' 전통의상은 아닌 거죠. 청바지가 미국의 노동자들이 입었던 옷이라서 입는 게 아닌 것처럼요."


또한 그녀의 패션철학에 따르면 '옷은 양면적'이기 때문에 튀지 않으면서 시선을 받아야 합니다. 자신의 이름을 따 지난 달 론칭한 한복 브랜드 '리슬'도 일상화에 더 중점을 두었습니다. 마와 면, 데님 소재를 이용했는데, 한복 색감을 이용했지만 튀지 않는 무채색으로 수수한 매력을 높였습니다.


한복 디자이너 황이슬


포기하고 싶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디자인을 만들어볼까, 매출을 더 올릴까 고민은 해 봤지만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안했어요." 그녀는 자신의 '단순함'이 지금에 이르게 했다고 믿습니다. "무언가를 추진하는 데 대한 답은 늘 '단순함'에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완벽한 걸 좋아하지만, 부수적인 것에 더힘이 들어가면 그것을 포기하고 과감하게 밀고 나가요."


또 한복에는 어떤 매력이 있느냐고 물으니 그녀는 단칼에 이 질문이 의미없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건 저에게 '그를 왜 사랑하니?'와 같아요. 좋은 데 이유가 있나요? 한복이라서 좋지요. 그냥 '볼매('볼수록 매력 있다'의 줄임말) 같다고나 할까요?" 한복에 '푹' 빠진 20대 사장은 경쾌한 목소리를 한층 더 높였습니다. 


지금까지 20대 한복 디자이너 황이슬 씨의 디자이너 도전기에 대해 들어보았는데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쏟아 붓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한편 예전에는 명절과 같은 특별한 날에 한복을 입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요새는 한복을 찾아입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 다소 아쉽기도 합니다. 오는 추석에는 우리 옷, 한복을 입고 시골에 할머니 할아버지 뵈러 내려가보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