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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행

데이트 코스로 딱! 가을에 걷기 좋은 길 베스트 4

걷기 여행길


무더위에 지쳐 있던 여름도 어느새 훌쩍 지나가고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한층 선선해진 날씨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분들도 많이 계실 텐데요. 가을에 떠나면 좋은 걷기 여행길 4곳을 소개합니다. 주말에는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가을 소풍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호수를 따라 감상하는 가을빛, 경기 의왕 왕송못길


의왕 왕송못길


왕송못길은 1호선 의왕역에서 시작합니다. 시작점은 왕송호수 남쪽 끝자락 수문이지만, 의왕역에서 왕송호수까지는 약 10분이면 충분합니다. 의왕역 1번 출구로 나와 아파트 단지를 뒤로 하고 왕송호수 방향으로 걸어도 좋습니다.아파트 단지를 뒤로 하고 왕송호수 방향으로 걷다 보면 입구에 초평동이라고 쓴 작은 표석이 보입니다.

초평교 다리 끝에는 왕송못길 코스 방향표시판이 붙어 있습니다. 왕송못길은 초평동 부분만 1코스, 2코스로 나뉘는데요. 1코스는 왕송호수 가까운 길이고, 2코스는 초평동 마을 길입니다. 두 곳 다 조용한 시골길이지만 조금 더 고즈넉한 호수 가까운 '왕송못길 1코스 연꽃단지'방향으로 걷습니다. 시멘트 옆 길로 푸른 벼가 눈에 띄는데요. 2, 3주 쯤 지나면 누런 색이 올라와 풍경은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을색, 황금빛으로 물들 것입니다.


왕송못길


왕송호수는 7~8개의 지류들이 모여 만들어집니다. 몽리 면적이 416.1 헥타르에 이르는 큰 호수로 1948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왕송못길은 의왕시 누리길 1코스로 왕송못길, 달바위길, 들고지길의 3코스로 나뉘어집니다. 총 거리는 15.9킬로미터, 약 5~6시간에 소요됩니다. 1구간 왕송못길은 왕송호수를 따라 남쪽 끝자락 수문에서 시작해 월암동, 2구간 달바위길은 월암동에서 시작해 덕성산 숲길을 지나 장안말, 3구간 들고지길은 장안말에서 시작해 의왕시청에서 끝납니다. 호수둘레길이라 오르막과 내리막이 없는 왕송못길은 이 3코스 중 가장 수월한 길입니다.


   숲과 바다가 함께하는 곳, 충남 태안 솔향기길


태안 솔향기길


태안 솔향기길은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쪽빛 바다와 나란히 걷는 길입니다. 1코스는 태안군 최북단 이원면 내리 만대항에서 시작해 꾸지나무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데요. 숲길 초입의 어지러운 간판을 지나면 호젓한 숲이 나옵니다. 솔향기 가득한 꾸지나무골은 원래 꾸지뽕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현재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안개에 싸인 소나무숲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멀리 바다가 보여 운치있습니다.


솔향기길


10여분을 걷다 보면 길은 숲을 벗어나 바다와 가까워집니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태안군은 한반도 중부 서해안에 자리한 지역인데요. 530.8킬로미터의 해안을 따라 30여 개의 해수욕장과 119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있습니다. 솔향기길은 태안반도의 리아스식해안을 따라 과거 군부대 해안경계 순찰로, 오솔길, 임도 등을 연결해 만든 길로 총 5코스입니다.

1코스는 만대항에서 여섬을 거쳐 꾸지나무골 해수욕장까지 10.2킬로미터, 2코스는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에서 가로림만을 거쳐 희망벽화방조제까지 9.9킬로미터, 3코스는 희망벽화방조제에서 밤섬나루터를 거쳐 새섬까지 9.5킬로미터, 4코스는 새섬에서 청산포구를 거쳐 갈두천까지 12.9킬로미터, 5코스는 갈두천에서 용주사를 거쳐 태안읍 백화산 냉천골까지 8.9킬로미터입니다. 최북단 만대항에서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남쪽 태안읍까지 이어지는 총 51.4킬로미터입니다.


   야생화와 소나무가 반겨주는 숲길, 경북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3구간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개다래나무를 지나 개망초가 핀 길을 걷다 보면 저진터재가 나옵니다. 저진은 '땅이 젖어있다'는 의미로 동해에서 생긴 비구름이 낙동정맥을 넘지 못하고 머물며 여름에는 소나기, 겨울에는 많은 눈을 내리게 해 늘 땅이 젖어있다고 해서 '저진터재'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저진터재는 울진에서 봉화로 연결되는 옛날 교통로로 36번 국도가 포장되기 전에 행상단 선질꾼이 다녔다는 십이령 중 하나입니다. 십이령 길은 울진장, 죽변장, 흥부장(현재는 부구장으로 불립니다)에서 각각 출발해 다른 재들을 넘어 북면 두천리에서 만나게 됩니다. 북면 두천리에서 봉화까지는 바릿재를 시작으로 새재, 너삼밭재, 저진터재, 새넓재, 큰넓재, 고채비재, 맷재, 배나들재, 노룻재를 넘어야 하는 험난한 160리 길입니다.


금강소나무숲길


고단한 행상단의 삶이 깃들어 있는 십이령길은 약 50~60년간 마을 사람들이 다니는 묵은 길이 되었습니다. 현재는 이 길을 산림청이 우리나라 1호 숲길로 조성하여 개방한 지 5년이 되었습니다. 1구간은 산림유전자보호구역이며, 천연기념물인 산양 서식지가 있습니다. 길 끝에 해당하는 2구간을 지나 길 초입인 3구간에는 10월 말 가을 단풍이 절정을 이룹니다. 저진터재를 지나면 동자꽃과 함께 부드러운 길들이 이어집니다. 조금 더 올라가면 보이는 소나무 숲길까지, 돌아보는 데 약 1시간이 소요되는 이 길은 먼 길을 찾아온 탐방객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소나무와 야생화가 이어지는 풍경이 마음을 여유롭게 해 줍니다.


   역사와 문화 공부도 함께, 경남 함양 선비문화탐방로


함양 선비문화탐방로


선비문화탐방로는 총 10.2킬로미터의 길입니다. 1구간 정자탐방로는 거연정, 군자정을 출발해 동호정, 람천정, 황암사를 거쳐 농월정까지 이어지는 6.2킬로미터로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2구간 선비탐방로는 농월정에서 오리숲, 광풍루까지 이어지는 4킬로미터 코스로 시간은 약 1시간 정도, 두 코스 모두 걷기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선비문화탐방로


거연정은 조선 광해군 치정기 중추부사를 지낸 화림재 전시서가 서산서원 옆에 억새로 지은 정자입니다. 거연정을 뒤돌아나오면 보다 70년 앞서 지어진 군자정을 볼 수 있습니다. 조선 성종 때의 대학자인 일두 정여창 선생을 기리기 위하여 전시서의 후손이 지은 군자정은 정여창 선생이 시를 읊고 강론을 펼쳤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군자정에서 나와 건너는 봉전교에서는 거연정을 가장 예쁘게 찍을 수 있는 곳으로 거연정을 휘둘러 흐르는 물굽이가 잘 보입니다. 봉전교를 건너와 보이는 나무데크에는 색색의 꽃들이 피어 있고 나무데크가 끝나는 곳에서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밭마다 양파가 풍요롭습니다.

선비문화탐방로은 굴곡이 없는 평평한 길이 이어집니다. 등산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 있지만 관절에 무리가 적기 때문에 다리가 조금 불편한 노약자도 함께 걸을 수 있고 어린아이들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알아본 가을에 걷기 좋은 길 4곳, 어떠셨나요? 차분한 길을 걸어가는것 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 같죠? 이 뿐만 아니라 길 곳곳에 스며 있는 자연의 향기와 문화를 함께 배울 수 있어서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올 가을에는 높은 하늘을 감상하며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멋진 숲길을 걸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