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집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집을 ‘소유해야 한다’는 인식보다 ‘거주한다’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죠. 이것은 자가 점유의 비중이 2008년 56.4%에서 2014년 53.5%로 감소하고 있는 것만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세금이 치솟고 있으며, 월세의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2년 월세 비중이 49.9%였던 데 반해 2014년에는 55%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세 시대에 진입하면서 주거비 부담은 증가했고, 잦은 이사로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 불안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민간 자본의 참여를 유도하여, 쾌적하고 다양한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는 민간 임대주택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그동안은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는 민간 임대주택의 재고도 부족했고, 각종 규제 때문에 품질이 떨어져 중산층이 기피해왔던 게 사실입니다. 이에 정부는 수준 높은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기업형 임대주택은 분양주택과 비슷한 품질의 임대주택에서 육아, 청소, 세탁, 이사 등 차별화된 주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집주인과 갈등 없이 시설물 하자 보수 등을 받을 수 있고, 보증금도 연 5% 이내 상승으로 적정 수준에서 관리됩니다. 보증금을 못 받을 위험도 줄일 수 있으며, 본인이 희망할 경우 최소한 8년 동안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게 됩니다.
정부는 기업형 임대주택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특별법 등을 제정해 민간 임대사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방침입니다. 그동안 민간 건설업체가 기금을 지원받거나 공공 택지에서 임대주택을 지을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짓는 것과 같이 공공 임대주택으로 간주해 임차인 자격이 무주택자로 제한되고, 임차인 선정 및 분양 전환에 시·군·구 승인을 받는 등 과도한 규제가 적용됐습니다. 그 결과 유주택자나 고품질 주거공간을 원하는 중산층에 대한 임대주택 공급이 이뤄지기 어려워졌으며, 민간에서 주택 임대사업 진출을 기피하게 되었습니다.
정부는 이런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민간 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민간 임대사업자를 육성하기 위한 ‘규제’를 최소화하고, 주택도시기금과 세제 등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의 게획을 세웠습니다.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을 담은 ‘민간 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은 지난 1월 30일 국회에 제출됐습니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법안 국회 제출을 계기로 공공 임대주택 1만 가구를 지을 수 있는 LH 택지 부지를 기업형 임대리츠(부동산투자회사)에 공개하고, 정부 자체적으로 추진 가능한 하위 법령 개정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정부는 2월 4일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 주택도시기금과 공공 택지를 지원받아도 공공 임대가 아닌 민간 임대로 간주해 공공 임대 시 적용되는 규제를 배제하도록 하는 임대주택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 등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아울러 3월 18일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장기간 저리로 건설 및 임대 운영 자금을 융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종합금융보증’도 출시되었습니다. 임대사업 종합금융보증은 착공할 때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과 기금 건설자금 대출, 준공 뒤의 모기지 보증 등 금융 보증을 연계한 결합 상품으로 총 사업비의 최대 70%까지 보증해줍니다.
정부는 “기업형 임대주택 확대로 주거 불안에 노출되어 있는 중산층에게 분양주택과 유사한 품질의 주택을 제공해 편안하고 오래 거주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주거 형태를 제공해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정책을 ‘중산층 주거 혁신, 뉴 스테이(New Stay) 정책’으로 브랜드화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서민층을 위한 공공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을 통해 무주택 서민층의 주거 안정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정부는 공공 임대주택의 입주 물량을 기존 2014년 11만 가구에서 2015년 12만 가구로 늘리고, 2016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2월 11일 서울 여의도에 ‘수도권 뉴 스테이 지원센터’를 열고 관련 정책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수도권 뉴 스테이 지원센터는 수도권 소재 건설업체나 개인사업자 등에게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 참여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LH 보유 택지, 국공유지, 그린벨트 등 기업형 임대로 개발 가능한 택지 정보도 함께 제공됩니다. 또한 지방에 위치한 건설업체나 개인사업자 등은 세종시 국토부에 설치된 ‘뉴 스테이 지원센터’를 통해서 동일한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토부는 기업형 임대주택 정책에 대한 정보 제공과 국민의견 수렴을 위해 ‘정책블로그New Stay’도 개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블로그에는 뉴 스테이 추진 배경이 소개되고, 기본이 되는 ‘민간 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의 주요 내용 및 규제개혁, 택지 지원, 자금 지원 사항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제공됩니다. 또한 민간 임대사업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줄 수 있는 주요 문의사항 및 답변도 게시합니다.
국토부 주택정책과 김목진 사무관은 “뉴 스테이 사업은 민간의 역량과 창의성을 활용해 중산층의 새로운 주거 선택권을 제공하고, 전월세 시장의 안정을 유도하는 정책”이라며 “충분한 정책 공감을 통해 국민이 필요로 하는 뉴 스테이 사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