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환경 조성이 보편화되어 화재·건축물 붕괴·폭발 등으로 인한 사고가 최소화 또는 일어나지 않는 사회가 되려면, 국가의 행정 기관을 중심으로 민관이 합동으로 주도하며 시민이 함께하는 인식도 필요할 것입니다. 안전관리에 너와 내가 따로 없다는 것에 대한 기고를 소개합니다.
국가안전대진단이라는 용어는 2014년 11월 국민안전처가 신설되면서 탄생했다. 2015년부터 봄철에 얼었던 토양이 해빙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최소화하고 연중 다양한 재난관리 방안을 마련하고자, 매년 2월 초부터 3월 말까지 교량·터널·상하수도·건축물 등 각종 시설물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폭발·붕괴 등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온 국민이 참여해 실시하는 안전점검을 일컫는다.
올해는 여느 해와 달리 화재, 폭발, 타워크레인 전도 등 각종 안전사고가 대형화되어 빈번하게 발생되지 않았나 싶다. 이러한 사고는 예방이 불가능한 것도 있겠지만 종사자나 시민들이 조금 더 안전 확보를 위해 주의를 기울인다면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본다.
서울시는 2016년 2월 시설물 안전점검을 통해 대형 재난을 사전에 방지한 사례가 있다. 교통 통제로 인한 불편도 있었지만 선제적 대응으로 커다란 재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정릉천 고가도로 교량 구간을 지탱하던 대형케이블(텐던) 하나가 끊어진 것을 국가안전대진단 일환으로 시행된 해빙기 안전점검을 통해 발견해 즉시 통행을 금지하고 보수공사를 시행했다. 대형재난이 초래될 수 있는 불씨를 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만약 발견하지 못했다면 교량 상판이 지상으로 추락하는 제2의 성수대교와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국가안전대진단은 시작 첫해엔 구조 분야와 비구조 분야로 나뉘어 국민안전과 직결되는 모든 영역을 전수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진단 대상은 안전관리대상 시설이나 물질, 여객선·철도·고속버스 등 교통수단, 급경사지·축대·옹벽·쪽방촌 등 재해취약시설, 통신망·금융전산망·행정전산망 등 사이버 국가기간망도 포함했다.
우리나라는 최근 잇단 대형화재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잃었다. 그리하여 보다 더 확장되고 촘촘한 그물망식 국가안전대진단을 추진하기 위해 시설물 점검 및 시민과 함께하는 안전진단으로 분류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특히 해빙기에는 각종 공사장에서 균열로 인한 인접 건축물 붕괴 등 다양한 형태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공사장 안전점검은 행정기관과 시공주체가 일체화되어 균열 요인 부분을 계측하여 관리하고 화재 발생 요인을 차단함과 아울러 소화기·산소마스크 비치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아울러 시민과 함께하는 국가안전대진단으로 승화시키고자 인터넷 검색창으로 접근하는 ‘안전신문고’를 통해 안전 위해 시설을 신고하거나 안전 관련 아이디어 및 정책 등 모든 사항을 제안할 수 있다.
행정기관에서는 국가안전대진단을 민관이 합동으로 주도하고 사회 전반적으로 화합과 참여를 유도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시민이 참여하는 상향식 점검을 이끌어가고자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국가안전대진단이 재난 예방 시스템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시와 자치구 같은 행정기관과 기업·단체 등을 포함해 다양한 시민이 협력하고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리하여 국가안전대진단을 사회 전반의 안전 수준과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기폭제이자, 인명과 재산 손실을 막는 안전관리 거버넌스로서 지속 발전해나가야겠다.
(사진=박철규│서울시청 시설안전과 안전점검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