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가 물러가면서 하늘도 높고 말은 살찌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시작됐어요. 충만해진 가을 감성속에 피어나는 지역 문화행사들을 통해 일상에서 즐기는 문화의 향기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보고 듣는 것 뿐 아니라 함께 참여할 수 있어야 진정한 문화 향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의 달 10월, 이제 우리 삶 속에 문화가 자리잡아 가고 있고 문화는 더 이상 우리의 삶에서 부차적인 것이 아니예요. 문화는 국민의 행복을 키우고 나라 발전을 이루는 새로운 힘이죠. 10월 문화의 달을 맞아 대한민국 곳곳의 문화이야기와 전국에서 펼쳐치는 문화 축제를 소개하겠습니다.
문화, 일상이 되다 - 흥을 나누는 문화
요즘 충북 옥천국 청산면에 가면 밤마다 마을 주민들이 나와 어깨를 들썩이며 노랫가락을 흥얼거립니다. 10월 3일부터 6일까지 충북 단양로 생태공연에서 열리는 '제 54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이 마을의 '정원대보름 지신밝기'가 도 대표 민속놀이로 선정돼 한창 연습중이기 때문이에요. 지산밝기는 농경민족인 우리 조상들이 설날과 정월대보름에 했던 전통 민속 놀이에요. 풍물패를 앞세운 선두 그룹이 꽹과리와 징 등 전통 악기를 치면 양반과 머슴, 각시탈을 쓴 무리가 따라오며 마을의 평안과 건강함, 가정의 다복을 빕니다. 노인들은 어린 시절의 향수를 쫓아 어깨를 들썩이고, 노래를 처음 접한 꼬맹이들도 노랫가락을 따라부르며 흥얼거립니다. 전통 예술로 남녀노소가 하나가 되는 장면을 연출하는 셈이죠.
해마다 열리는 한국민속예술축제는 특정 예술인이나 특정한 시기에 뚝딱 만들어지는 문화가 아닌, 예부터 전해내려오는 삶이 녹아 있는 흥을 모든 지역민들이 함께 즐긴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어요. 지난해에는 경상남도의 '함안농요'가 대상을 수상했는데 이 경우도 농민들의 삶 속에 녹아들었던 노랫가락이 자연스럽게 계승돼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농민들이 흥얼대던 소리가 전통예술 학자들의 고증을 받아 지역의 지방문화재로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1958년 전문민속경연대회로 시작한 한국민속예술축제는 전국의 전승 민속을 발굴하고 보존해 민속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해마다 열리고 있습니다. 참가팀들은 1년 내내 함께 축제를 준비하며 전통 민속예술을 몸으로 느끼고 즐기고 있습니다. 대회마다 새로운 민속놀이가 발굴되고 소개되며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하는 등 전통 민속예술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올해는 청소년부 13개 팀과 일반부 19개 팀을 포함해 총 2,600~2,700여 명의 참가자들이 솜씨를 뽐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과 참가자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국민대통합 한마당'이 펼쳐진다는 것 입니다. 참가자들이 무대로 내려와 곽객들과 함께 잔디밭에 앉아 함께 축제의 한마당을 만드는 것입니다. 또한 참가자들은 다른 팀들과로 어울리며 경쟁이 아닌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될 것 으로 예상됩니다. 진정한 축제란 참가자들이 경쟁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도 함께 즐기고 참여하는 것 아닐까요? 10월의 시작을 충북 단양에서 민속예술도 즐기며 축제를 한껏 만끽해보는건 어떨까요?
문화, 일상이 되다 - 꿈을 키우는 문화
지난 9월 24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에 위치한 복사골문화센터에서는 오케스트라 연습이 한창이었어요. 50여명의 아이들이 첼로, 클라리넷, 바이올린 등 각자의 악기를 열심히 연습중이었습니다. 이 아이들 중 70%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0년부터 서울, 경기, 부천, 경북 포항 등 전국 30개 지역에서 '꿈의 오케스트라'를 운영 중이에요. 현재 전국적으로 이 곳에 참여하는 단원은 1,600여 명에 이르며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연령도 다양합니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를 모토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베네수엘라 빈민층 아동과 청소년들을 위한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꿈의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이들은 예전보다 많이 밝아지기도 하고 꿈이 생겨났어요. 이 곳에 와서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우게 된 유세주 양은 예술고등학교를 진학하고 싶어하는데 이곳에 오면 마음놓고 연습할 수 있어서 매우 좋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부천문화재단 ' 꿈의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채은석 음악감독은 이 곳을 통해 아이들이 달라지는 모습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합니다. 처음 왔을때만 해도 눈도 못 마주치고 소심하고 늘 부정적이던 아이가 음악을 접하면서 긍정적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며 책임감과 뿌듯함을 동시에 느낀다고 합니다.
최근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연습에 한창입니다. 10월 20일 서울 덕수궁 중화전에서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 청소년 오케스트리단 100명과 함께 합동 공연을 하기 때문이에요. 이날 공연은 오후 5시부터 7시에 진행되며 채은석 음악감독과 '엘 시스테마' 출신의 음악사 '디트리히 파레데스'가 지휘자로 나섭니다.
'꿈의 오케스트라'에 참여하고 싶으면 전국 30개 지역에 있는 기관을 찾아 신청을 하면 됩니다. 사회취약계층 아이들은 신청만 하며 누구든지 단원이 될 수 있고 다른 자녀들은 학부모 면접, 선착순 등 각 지역 거점기관의 선발 방식에 따라 참여할 수 있습니다. 문화는 아이들의 꿈을 키우고 세상을 바꾸는 힘입니다.
문화, 일상이 되다 - 문화를 낳는 문화
젊은 음악이 홍대 앞 거리로 모이고 있습니다. 홍대를 거점으로 삼는 뮤지션 팀은 약 500~600개 정도, 이들의 음반을 제작하는 레이블만 100여 개에 이릅니다. 이곳의 뮤지션들은 자신만의 개성 있는 음악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지금 홍대는 다양한 예술과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이자 하나의 아이콘이에요. 라이브 클럽뿐 아니라 각종 갤러리, 카페 등지에서 미술, 패션 등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홍대 앞은 다양한 문화와 사상이 모인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힘으로 가득차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홍대 음악에 대한 세계 시장의 반응은 어떨까요? '강남 스타일'의 뒤를 이어 '홍대 스타일'의 음악이 유튜브 최고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은 꿈일까요?
홍대의 뮤지션들이 오는 10월 세계 음반시장 관계자들 앞에 섭니다. 2013년 서울국제뮤직페어(MU : CON)(이하 뮤콘)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글로벌 뮤직네트워크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만든 글로벌뮤직마켓으로 올해 2회째를 맞이하게 됩니다. 한국 음악의 해외진출을 돕고 세계 음악인들과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어고 뮤콘은 'Music'과 Communication'을 합한 단어로 음악으로 소통한다는 의미입니다.
뮤콘의 '글로벌 뮤직 쇼케이스'에 출연해 공연을 펼칠 최종 라인업에는 장기하와 얼굴들, 넬, 노브레인 등 인기 밴드와 레인보우, 김예림 등 활발하게 활동하는 K팝팀 그리고 버벌진트, 소울다이브 등 힙합팀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인기 뮤지션들이 포함됐스빈다. 뮤지션들의 공연으로 꾸며질 쇼케이스는 10월 10일과 11일 양일간 펼쳐집니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장르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장르 특성을 살리고자 홍대앞과 강남으로 나눠 진행됩니다. 홍대앞에서는 록밴드가 강남에서는 K팝, 힙합, 댄스ㆍ일렉트로닉 뮤지션들의 공연이 펼쳐집니다.
'뮤콘 초이스 프로그램'도 진행됩니다. 미국 음악 페스티벌 'SXSW 초이스'를 감독한 스티브 릴리화이트, 기타 제조사로 유명한 '펜더'를 비롯한 현지 음악가들과 후원 기업들이 원하는 뮤지션을 직접 선정해 해외로 진출시키는 프로그램입니다. 이외에도 그래미어워드를 4회 수상한 래리 칼튼,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 아델, 라디오헤드 등이 소속된 대형 레이블사 배거스 그룹의 사이먼 휠러 등 세계 음악 시장의 거물들이 기조 연사나 토론 패널도 대거 참석하게 됩니다.
문화, 일상이 되다 - 장애를 극복하는 문화
장애 예술인의 축제인 제1회 대한민국 장애인 예술경진대회 '스페셜K'가 지난 9월 16일 막을 내렸습니다. 우리나라의 실력 있는 장애 예술인들을 발굴해 직접 예술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취지로 올해 처음 시작된 '스페셜K'는 8월 20일부터 9월 15일까지 25일간 7개 부문에서 총 122개 팀이 경연에 참가했고 누구도 장애인이라 생각하지 못하는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소득은 비장애인과의 실력차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것 입니다. 장애인이 기성 예술 분야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의미인데요. 많은 참가자들은 더 큰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는 평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들도 이번 공연 참가를 통해 많은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더 큰 무대를 향한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술을 향유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고 문화는 평등하게 누리고 나누어야 할 대상입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장애의 유뮤 혹은 실력의 차이가 예술과 문화에 대한 접근 권리까지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점이죠.' 스페셜K'가 장애 예술인의 축제라면 2009년부터 열리고 있는 장애인문화예술축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예술인과 장애 예술인의 차이를 극복하고 어우러지는 무대입니다. 올해의 메인 주제는 '어울림'인데요. 장애 예술인의 예술적 우수성을 외면하는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벗어던지고 모두 하나로 어울리자는 취지입니다. 문화는 남녀노소, 장애여부를 떠나 누구나 즐기고 향유할 수 있어야합니다.
문화, 일상이 되다 - 함께 즐길 행사ㆍ공연들
문화의 달인 10월에는 오감을 만족시킬 다양한 행사들이 전국에서 펼쳐집니다. 축제, 전시회, 공연, 각종 대회 등 행사들을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요. 10월에 열리는 다양한 행사들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다양한 행사 및 공연과 함께 즐거운 10월 보내시길 바랄께요^^
전국 각지에서 지방의 특색을 살린 문화축제들이 펼쳐질 예정이에요~각 축제별 일정이나 행사 확인해보시고 취향에 맞는 축제 찾아가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방 축제를 갈 땐 주변 관광지와 맛집을 찾아가서 재미가 더해지겠죠?
지역 문화 축제 이외에도 다양한 주제의 축제들이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펼쳐져요. 하이서울페스티벌을 비롯해서 전국체육대회도 10월에 개최됩니다. 음악, 체육, 민속 축제 등 다양한 축제들이 개최되니 참여해서 문화의 즐거움을 느껴보세요. 문화란 단순히 보고 듣고 즐기는 대상이 아닙니다. 직접 참여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희망과 꿈이 되어주기도 하고 스스로의 한계를 깨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합니다. 문화의 달 10월, 일상속에서 문화를 통해 즐거움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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