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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정보

다문화 가족도 한국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입니다

한국인 100명당 1.4명. 다문화 가족은 이제 이방인이 아닌 새로운 대한민국의 일원입니다. 2020년엔 다문화가족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은 없애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서서히 다문화가정을 위한 많은 변화들이 시도되고 있기도 하고 많은 다문화가족들도 스스로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클리 공감에서 대한민국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지금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길 바랍니다~




  "정 많은 한국남자들이 최고"라는 결혼이주 페루의 6자매


지난 9월 초 다섯 자매가 둘러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의 한 가정집. 누가 들어도 어느 한국인 며느리와 다르지 않은 대화지만 이들은 모두 남미 페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자매들이에요. 큰언니 메체(47)부터 아홉째 앙헬리카(26)까지 아홉 명의 자매 중에 여섯 명이 모두 한국 남자와 결혼한 아주 특별한 자매들입니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스무 시간가량 걸리는 페루는 거리로 보나 문화로 보나 그리 가까운 나라가 아니예요. 14년 전 한국으로 처음 시집온 다섯째 수산나는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 한국에 대해 아는게 없었지만 페루의 한국 식당에 손님으로 온 한국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고 해요.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정 많은 한국 사람의 문화에 푹 빠져버렸고 그 매력에 언니와 동생들을 하나둘 한국으로 불러오기 시작했고 그렇게 여섯 자매가 한국으로 왔습니다.


페루 6자매


여섯 자매는 모두 경상도 남자과 결혼을 했어요.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경상도 남자들이지만 이들에겐 책임감 넘치고 정 많은 '1등 신랑감들'이에요. 자매들이 모인 이날은 얼마 전에 아이를 출산한 여섯째 엘다를 뺀 다섯 자매가 모였습니다. 한 달 전 이사 온 넷째 루스마리아의 집들이 겸 해서 모인자리인데 명절을 앞두다 보니 자연스럽게 추석 음식에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한국 아줌마의 모습이에요. 


처음 명절을 지낼 때만 해도 우왕자왕했지만 이제는 제사상 차리는 데도 매우 익숙해 졌어요. 처음에는 제사를 지낼 때 음식의 위치부터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호칭도 너무도 헷갈려서 어려웠고요. 맏언니 매체는 한국에 와서 처음 명절 때 시댁 어른들에게 페루식 스파게티를 대접했던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어르신들이 페루 스타게티를 아주 맛있게 드셔줬어요. 


다문화 가정


문화가 같은 한국 며느리들에게도 '고부 갈등'은 피해 가기 어렵지만 이들은 의외로 고부 갈등을 느낀 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시어머니가 많이 배려해주고 가르쳐 주셔서 한국어도 금방 배우고 한국문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어요. 추석에도 자매들은 각자의 시댁에서 한국 며느리로서 본분을 다할 예정입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우리 사전에 명절증후군은 없다"며 이번 추석도 잘 보낼 수 있을거라며 자신했습니다. 먼 나라 페루에서 여섯 자매가 함께 와서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니 한국에서의 삶이 힘들지 않다고 합니다. 


  다른 문화를 무기로 일자리 개척도 척척


많은 다문화 가정이 생겨나고 외국인들이 국내에 정착하면서 이들의 일자리 문제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다른 문화와 언어는 글로벌 시대에 일자리를 얻는데 큰 장점이 될 수도 있어요. 특히 의료 관광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환자 수가 늘어나면서 한국에 오기 전부터 출국할때까지의 과정을 안내하는 직접인 국제의료관광 코디네이터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언어와 문화를 환자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장점으로 환자들에게 만족도도 크게 높다고 합니다.  키르기스스탄 출신 스베틀라나씨는 이런 국제의료관광 코디네이터 중 한 명입니다. 


외국인 취업


스베틀라나씨는 의사의 설명을 환자에게 전해주고 환자의 궁금증을 대답해주며 바쁘게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2011년 6월부터 인하대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그의 주 고객은 러시아권 환자가 대부분입니다. 병원내에서의 역할뿐 아니라 환자들이 국내 관광이나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도 챙겨주는 역할도 해주고 있어요. 스베틀라나씨가 유명해지면서 어느덧 찾아오는 외국인 환자의 수는 크게 증가했고 친절직원상도 받았습니다. 승진도 빠르게 해 어느덧 코디네이터들을 관리하는 매니저 직급이 됐습니다. 


이주 여성 취업


스베틀라나씨는 동료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챙겨줘서 즐겁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병원을 찾은 후 환자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입니다. 스베틀라나씨는 다문화 여성들에게 당당히 취업에 도전하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어요. 

 외국인이라는 점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자신있게 직장을 다니는 엄마의 모습이 자랑스럽거든요.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그 노력을 인정받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라고 전하며 많은 이주 여성들을 응원했습니다. 많은 외국인이 함께 살고있는 한국사회에서 이제는 외국인이라는 점이 취업에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많은 외국인 여성들이 포기하지 않고 일자리를 찾는데 용기를 냈으면합니다.


  다문화 아이들과 통합수업을 하는 경기도 안산원곡초등학교


경기도의 안산원곡초등학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수용하고 있는 공립학교예요. 총 학생 중 61%가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라고 해요. 하지만 원곡초의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여느 한국 초등학교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어요. 주변이 공단 지역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지역 특성상 학교도 매년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그래서 학교측에서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2009년부터 특별학급인 온누리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온누리반은 아직 한국말이 서툰 아이들이 보충 수업을 받는 곳이에요. 



안산원곡초



다문화가정이 많은 이 학교는 서로 어울리며 각자의 문화를 존중하는 습관을 배울 수 있고 한국 아이들과 어울리며 '상생'하는 것을 교육 이념으로 삼고 있습니다. 한국 아이들도 아프리카 전통 음악을 배우기도 하고 그들의 문화를 배워가며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고 해요. 처음에는 피부색이 달라 마음을 열기 꺼려하던 다문화가정의 아이들도 이제는 직접 자신들의 문화에 대해 당당히 얘기하며 한국 아이들과 함께 교류하고 있어요. 안산원곡초의 아이들은 서로 틀림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매일 매일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서 받은 사랑을 봉사활동으로 되돌리고 있는 대전시 다문화주부 요리봉사단


지난 9월 12일, 대전시 서구 월평동의 사회복지관에 모인 100여명의 지역 노인들은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의 음식으로 배불리 식사를 했어요. 이날 차려진 음식은 이주 여성들로 구성된 요리봉사당 '아이엠아이아(I'm Asia)가 만든 음식들이에요.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서 대전에 정착해 살고 있는 아이엠 아시아 봉사단원들은 사실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기고 쉽지 않은 여성들이지만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이런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몇몇 이주 여성들이 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에서 조리사 자격증을 따며 취직을 꿈 꿨지만 낮은 임금과 허드렛일만 주어지는 등 차별을 받았고 이를 본 복지관 관계자들이 이주 여성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식당을 직접 운영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아이디어와 지원받은 자금으로 지난 4월 '아이엠아시아'라는 사회적기업 식당을 열었고 7명의 이주 여성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요리봉사단


취업에 성공한 여성들은 한국에서 받은 사랑을 되돌려 주고 싶다며 이주 여성들을 모아 요리봉사단을 만들고 올해 5월부터 한 달에 두 번씩 봉사활동에 나섰습니다. 지역 복지관으로 찾아서 무료 급식을 먹는 노인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을 식당으로 초대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추석에는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행사도 벌일 계획이며 이후 에는 식당으로 초대해 아시아 요리를 대접할 예정입니다. 이들은 서로 국적은 다르지만 한국사회의 일원으로써 의미있는 일을 하며 즐겁게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요리봉사단의 단원들은 동네의 혼자 사는 노인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는데 직접 음식을 대접하다보니 기분이 좋다고 한결같이 말합니다. 또한 가게 일도 즐겁다고 하며 한국 사람들 도움으로 취업도 하고 한국어도 배웠으니 다른 한국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었다고 전했습니다. 요리봉사단의 가장 큰 성과는 이주 여성들도 동등한 이 사회의 일원이라는 인식을 대전 시민들에게 심어 준 것입니다. 가장 보수적인 노인들조차도 이주 여성들의 활동에 미소를 보이실정도라고 해요. 이주 여성 스스로도 봉사활동으로 인해 어엿한 한국 사람이 됐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한국인도 잘 하지 못하는 봉사활동까지 하는 이주 여성들의 모습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대전시 다문화주부 요리봉사단이 오랫동안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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