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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유라시아 대륙철도로 기차타고 유럽여행 첫발 내딛다

부산이나 서울에서부터 기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횡단하거나, 중국을 횡단해서 유럽까지 가는 길. 먼 옛날 모험가들이 서역으로 떠났던 그 길이 현대는 대륙 횡단 철도로 나타났죠.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그동안 유럽을 갈 때 비행기로만 갈 수 있었습니다. 분단이라는 국가적 상황 때문이기도 했고, 대륙 횡단을 위한 철도 협약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앞으로는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북한 -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갈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유라시아 대륙철도


  코레일, 국제철도협력기구 제휴 회원 가입 


대륙철도 연결을 위해 가입이 필수인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제휴 회원으로 가입한 것이죠. 이로써 부산에서 출발해 평양 - 베이징 - 모스크바 - 베를린을 거쳐 런던에 도착하는 대륙횡단열차 사업 추진을 위한 첫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코레일 국제철도협력기구


3월2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코레일의 OSJD 제휴 회원 가입을 위한 협약서가 체결되었습니다. OSJD는 러시아 · 중국 · 북한을 포함한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27개국 국가들의 철도협력기구입니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를 통한 대륙철도 운행을 위해서는 가입이 필수적이에요.  


이번 협약식 체결로 코레일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핵심인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 남북한에서 유럽까지 이어지는 철도)’ 구현을 위한 실질적인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어요. 한국은 지난 10년간 OSJD 가입을 추진했지만 정회원국인 북한의 반대로 난항을 겪었어요. OSJD 정회원으로 가입하려면 정회원 27개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합니다.


이에 코레일은 회원국 전원 합의가 필요한 정회원 대신 3분의 2 합의만 있으면 되는 제휴회원으로 우선 가입하게 됐는데요. 우리 정부가 OSJD 회원이 되려는 이유는 유라시아 대륙철도가 여러 국가를 관통하기 때문이에요. 이 기구의 회원이 아니면 철도가 지나가는 국가들과 일일이 협정을 체결해야 할 뿐 아니라 대륙철도 운영에 의견을 반영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회원 가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한국이 대륙철도로 나아가기 위한 교두보 마련 

유라시아 대륙철도


OSJD 제휴회원은 대륙철도 운행을 위한 국제규약, 통관협정, 환적, 수익배분, 비용분담을 위한 모든 워킹그룹 회의에 참석할 수 있으며, 사장단 연례회의에서도 발언권을 가질 수 있게 됐어요. 무엇보다 OSJD 회원국가들과 협력관계를 공고히 할 수 있어 북한의 반대로 미뤄진 정회원 가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요.


국제철도연맹(UIC)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어요. 코레일 측은 3월 24일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UIC를 방문해 장 피에르 루비노 UIC 사무총장과 면담을 가졌어요. 이 자리에서 루비노 사무총장은 “코레일의 OSJD 제휴회원 가입은 한국의 유라시아 철도 구상의 시발점”이라며 “향후 대한민국 정부의 OSJD 정회원 가입을 포함해 한국이 대륙철도로 나아가는 데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어요.


유라시아 대륙 철도


OSJD 회원국 대표들은 한국의 철도 기술에도 큰 관심을 보였어요. OSJD 화물운송 분야 위원장인 아스파예바 츠바이다 대표는 “코레일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한 예매율이 60%에 이르고, 다양한 관광열차를 운영하는 등 배워야 할 점이 많다”며 “IT와 고속철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달라”고 말했어요.


  대륙철도 연결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도 예상 


OSJD 제휴회원 가입은 남북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코레일은 지난 2월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대한 현장실사를 마쳤어요. 나진~하산 프로젝트에는 코레일을 비롯한 포스코·현대상선 등 국내 기업들이 참여를 추진하고 있어요. 나진~하산 54킬로미터 구간은 시베리아 대륙횡단철도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에요.


OSJD 의장이 4월에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OSJD 사장단 연례회의에 최 사장의 참석을 요청함에 따라 코레일 측의 방북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참석하게 될 경우 제휴회원이라 의결권은 없지만, 대륙횡단 열차에 대한 의견은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북 분단을 통해 대륙 진출의 교두보가 막혀있는 상황에서, 이번 협약 가입은 유라시아 대륙에의 새로운 진출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배를 통한 물류 전달 뿐 아니라 좀더 빠른 기차를 통해서 새로운 경제 효과를 기대하게도 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것은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함으로써 북한과 평화체제가 이루어지며, 통일의 길로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