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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행

뮤지컬 '고스트'와 '겨울왕국'의 특수효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죽은 사람의 영혼이 벽을 통과하는 장면, 지하철 안에서 사람들이 둥둥 떠다니는 장면.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지 않나요? 바로 영화 <사랑과 영혼>의 특수효과 장면입니다. 영화 속에서만 가능한 장면이라고 생각되었지만, 이제는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통해서 이런 장면들이 실제 무대로 구현된답니다. 원작영화 <사랑과 영혼>의 특수효과를 실제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뮤지컬 <고스트>의 무대미술을 맡아 특수효과를 제작한 폴 키에브(47)씨는 '문화기술(CT)포럼 2014'에서 첨단기술을 무대에 입히는 전략을 이야기했습니다. 더불어 국내에 엘사 열풍을 일으킨 <겨울왕국>의 그래픽 효과를 맡은 유재현 아티스트(29)는 애니메이션 제작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마술도 놀란 첨단기술을 문화산업과 접목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겨울왕국 특수효과

 


   뮤지컬과 매직을 합쳐 '매직컬' <고스트>가 탄생되었습니다

 

열 살 때 부터 마술을 배웠다는 폴 키에브는 1991년 코믹쇼 <인비저블 맨> 제작에 참여하면서 일반 공연과 마술을 접목시켜 무대미술 영역으로의 폭을 넓혔습니다. 그가 마술효과 작업을 했던 대표 작품으로는 뮤지컬 <마틸다>, 영화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휴고> 등이 있는데요.

 

폴 키에브

 

특히 뮤지컬 <고스트>는 최고의 스태프들과 함께 완성된 작품입니다. 아카데미 극본상을 수상한 원작자 브루스조엘 루빈(Bruce Joel Rubin)이 뮤지컬 대본을 맡았고, 토니상과 드라마데스크상을 받은 뒤 뮤지컬 <마틸다>로 올리비에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매튜 워추스(Mattew Warchus)가 연출했습니다.

 

영화 <사랑와 영혼>에서 컴퓨터CG로 만들어졌던 죽은 '샘'을 표현하는 장면들이 무대로 옮겨져야 하는 만큼 폴 키에브는 '샘'이 문을 통과하는 장면, 지하철을 타는 장면 등에서 모두 그만의 마술효과를 발휘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특히 발광다이오드(LED) 장치와 마술을 융합한 최첨단 기술은 이전과 전혀 새로운 공연무대를 선사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2011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첫 선을 보인 뒤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를 거쳐 현재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한국어 초연 중에 있답니다. 



   “진정한 스토리텔링 있는 무대 만들어야”

 

영상에 CG를 입히는 것과 달리 무대 위에서 특수효과를 펼치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첨단 기술과 함께 마술 기법도 활용해야 하는 만큼 무대를 지켜보는 관객의 심리까지 염두에 두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폴 키에브는 “무대에서 수백 번 안정적으로 반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관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마술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인데요, 그는 진정한 감동이 있어야 만 무대의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관객들이 보고 싶어하는 건 기술이나 트릭이 아닙니다. ‘스토리’를 보여줘야 한다는 거예요. 특수효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할 수는 있지만 감동을 줄 수는 없어요. 모든 특수효과를 구현할 때 스토리를 생각해야 하죠.”

 

 

   유재현 아티스트 “불의 곡선까지 신경 쓰는 시대”

 

이날 ‘CT포럼 2014’에서는 최근 국내에서 화제가 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그래픽 효과를 맡은 월트디즈니의 유재현 아티스트(29)가 연사로 참석해 ‘할리우드 영화와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강연 후 만난 자리에서 “창의성을 뛰어넘는 테크니컬의 변화에 늘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유재현 아티스트


유재현 아티스트는 미국 영화나 애니메이션, 게임업계를 두루 거치면서 기술 발달이 더욱 빠르게 이뤄지고 있음을 실감하며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는 불의 곡선 하나 하나, 불의 방향까지 신경 쓰는 시대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궁전에서 도망친 엘사가 ‘렛잇고’를 부르며 얼음공주로 변신할 때 엘사의 드레스가 변하는 특수효과도 시각효과(VFX)를 맡은 그의 작품입니다. 유재현 아티스트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영감적 발상이 필요하다”며 “단순 창의성을 넘어서 상대방의 마음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열여섯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유학생활을 시작했는데요. 지난 2008년 CIS할리우드라는 VFX업체에 입사한 후 소니픽처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월트디즈니 등을 거쳤다. 영화 <지 아이 조> <왓치맨> <미이라3 : 황제의 무덤>, 게임 ‘디아블로Ⅲ’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애니메이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등이 그의 손을 거쳐간 작품들입니다.

 


   엘사 드레스 작업만 1년 넘게 걸려… “창조적인 발상 꿈꿔야”

 

특히 <겨울왕국>의 엘사가 마법을 구사하는 장면에서는 “엘사의 드레스 작업을 하는 데만 1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며 “애착이 가는 작품이지만 작업할 때는 정말 힘들었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겨울왕국>의 시각효과를 담당하면서 어떤 점을 염두에 두었느냐는 질문에 “자세하게 기술적인 부분까지 모두 답할 수는 없지만 얼음이 녹아 고체에서 기체가 되는 것 등 세세한 부분까지 충분히 고려하고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 아티스트는 시각효과 작업의 가치에 대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즉 사람의 손으로 재창조되는 작업들은 모두 창조적인 작업으로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며 “단순히 문화콘텐츠에 입혀지는 시각효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을 통해 창조적인 발상을 꿈꿔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유 아티스트는 최근 그래픽 효과를 담당한 사람들의 움직임을 ‘빅데이터’로 만들고 결과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유 아티스트는 이용자의 목적에 따라 데이터 결과물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통해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는데요.

 

그는 “한정된 시야에서 같은 생각만 하던 사람들에게 좀 더 폭넓은 시야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도록 ‘창의적 발상’을 돕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싶다”며 “궁극적으로는 ‘크리에이티브 코딩(창조적인 아트)’을 염두에 두고 창의성의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뮤지컬 <고스트>의 무대 작가 폴 키에브 씨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그래픽 아티스트 유재현 씨를 통해 그들만의 특수효과를 통한 무대연출 비법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우리가 영화나 뮤지컬에서 보았던 화려하고 신기했던 장면들이 아티스트들의 정교함과 다양한 특수효과들의 연출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었네요! 폴 키에브씨와 유재현 씨의 다음 작품이 더욱더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