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 지 3개월 만에 647건의 협동조합 신청이 접수될 정도로 새로운 경제활동 모델이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소상공인, 영세사업자 등 경제적 약자들이 모여서 만드는 협동조합은 99% 다수를 위한 경제를 지향합니다. 사회적협동조합도 7곳이 설립되었는데요. 영세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경제적 약자들이 연대를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했습니다. ‘경제민주화’의 새 방편으로 관심을 모으는 협동조합과 사회적협동조합 현장을 들여다보았습니다.
2012년 12월 1일 발효된 ‘협동조합기본법’(이하 기본법)이 시행됨에 따라 금융·보험업을 제외하고는 5명 이상만 모이면 누구나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됐어요. 출자규모에 관계없이 조합원 모두가 평등하게 1표씩 갖는 방식으로 경제적 약자 편에 선 협동조합이 늘어나 활기를 잃었던 지역경제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3월 10일까지 전체 설립신청 건수는 총 647건으로 하루 평균 약 6.5건이 접수됐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지역주민의 권익·복리 증진과 관련한 사업을 수행하거나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비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협동조합입니다. 정부는 사회적협동조합에 중소기업 지위를 부여하는 등 지원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비영리법인이지만 공익활동과 기업의 역할이 공존한다고 보기 때문인데요. 다양한 세제혜택과 자금지원은 물론 기부금을 내면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를 받도록 하는 방안도 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포함할 예정입니다.
일감도 나누고, 일손도 품앗이하는 '서울의류봉제협동조합'
창신동에는 봉제공장이 2,800개에 달하지만 이 중 30퍼센트 가량이 2인 부부 형태의 가내수공 업으로 운영돼 환경이 열악한 편입니다.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경우도 다반사고, 설령 있다 하더라도 4대 보험 가입을 꺼려 제대로 된 정부의 지원도 받지 못하는 실정인데요. 이에 120여 곳의 공장이 힘을 합쳤습니다. 정보를 나누며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환경을 스스로 마련하고 있는 건데요. 봉제공장 및 의류 제조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조합원으로 한 ‘서울의류봉제협동조합’을 통해서입니다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타 공장에 알리면 전체 연락망을 통해 이웃 공장의 직원들이 ‘품앗이’를 하러 그 공장으로 옵니다 반대로 이웃 공장의 인력이 부족할 때면 또 다른 공장의 직원들이 도우러 갑니다. 일감도 마찬가지인데요. 업체로부터 일을 받으면 일감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공장에 이를 소개해줍니다. 소규모의 영세한 봉제공장들이 많아 인력난을 겪을 때가 잦은데, 주변의 공장들과 협력해 인력 및 일감을 알선하니 든든한 도우미가 되어주고 있어요
지난 1월 8일 박귀성(54) 한국의류산업협회장의 주도 하에 출범한 이곳은 봉제산업 종사자들의 권익 개선을 위한 사업을 진행합니다. 1구좌당 10만원의 출자금을 낸 180명의 조합원들은 일감 및 인력 알선 외에도 필수 의류자재를 공동구매해 싸게 공급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요. 대체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 중에 있어요. 앞으로 서울의류봉제협동조합은 공동브랜드를 만들어 상표등록을 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지난 1월부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상표 이름을 공모 중인데, 이달 내 작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협동조합 신고절차 및 방법
• 설립신고 상담 : 4개 권역별 상담실 ☎ 1544-5077
• 신고업무 담당부서 : 해당 시의 협동조합운영 담당부서 (사회적협동조합 : 중앙행정기관에서 인가)
• 신고업무 절차
구비서류 검토 → 민원서류 접수 → 신고 수리 → 신고필증 교부(처리기한 30일)
결혼이주여성들이 운영하는 사회적협동조합 ‘카페오아시아’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협동조합 1호로 인가받은 ‘카페오아시아(cafeOasia)’는 커피를 비롯한 음료와 쿠키 등을 판매하는 것이 일반 카페와 다를바 없습니다. 단, 이곳은 아르바이트 점원으로 낯선 이국땅으로 건너온 결혼이주여성들을 고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카페오아시아 포레카점은 커피가 싸고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자 요즘에는 하루 평균 250~300명의 손님이 찾고 있습니다. 포스코에서 장소를 제공해 운영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아메리카노 한 잔에 1,500원을 받고 있지요. 저렴한 가격에 좋은 원료를 사용해 손님들도 품질에 만족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카페오아시아는 지난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에 맞춰 9개의 소규모 카페가 조합을 만들어 기획한 ‘소셜 프랜차이즈’입니다. 조합에는 다문화가족·장애인·고령자 등 취약계층 근로자를 고용한 다문화 카페, 사회적 카페, 마을공동체 카페 등 9곳과 사회적기업 지원 네트워크인 세스넷이 참여했습니다. 카페오아시아의 가장 큰 목적은 사업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고용된 직원의 복리를 개선해 자립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수익은 인건비·재료비 등 비용을 제외하고 전액 조합이 환수해 조합비로 적립하거나 목적에 맞는 사업에만 사용합니다. 수익이 나도 배당은 없지요. 이들은 공동구매를 통한 원가절감, 공동 마케팅, 공동 메뉴 개발, 공동 인적자원 개발, 사회적 투자유치 등을 통해 조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사업장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조합을 통해 하는 셈인데요. 고용노동부에서도 사회적협동조합 활성화가 사회적기업 육성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취약계층 무료급식 사회적협동조합 ‘행복도시락’
결식아동이나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행복도시락’은 카페오아시아와 함께 사회적협동조합 1호 로 인가를 받았습니다. 취약계층에 급식사업을 하는 사회적기업들이 식자재를 공동구매하기 위해 설립했는데요. 결식이웃에게 무료로 도시락을 배달하던 사회적기업 20곳과 이들을 후원하던 SK그룹 ‘행복나눔재단’이 조합원으로 참여했습니다. 행복도시락은 이처럼 대기업이 출연한 ‘후원자(행복나눔재단)’와 ‘후원 받는 곳(사회적기업)’이 함께 조합원으로 참여해 공동운영하는 독특한 형태의 협동조합이라고 할 수 있어요.
협동조합과 사회적협동조합을 위해 향후 정부는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해 우선 협동조합 기본법을 개정하고 다른 법인과 차별해소 등을 위해 관련법과 제도를 개선해나갈 방침입니다. 특히 중소기업법 개정으로 사회적협동합을 중소기업에 포함시켜 관련 혜택을 받게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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